상생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올해도 편의점이 반사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처럼 수요가 담배로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해 할인·증정 행사, 추석과 연계한 행사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추석 전까지 전 국민의 약 88%에 1인당 25만원씩 국민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국민 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 지역 상품권 가운데 선호하는 방식으로 받아 주민등록상 자신이 사는 지역(광역시·도)에서 원하는 곳에 쓰면 된다.
이번 지원금이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체적인 사용처를 논의하고 있다. 작년 기준이 적용되면 전통시장과 동네 마트와 음식점, 카페, 빵집, 편의점, 병원, 미용실, 안경점, 학원 등에서는 쓸 수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몰,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다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한 임대 매장에서는 쓸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재난 지원금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들은 이에 따른 반사익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 재난지원금의 경우 5월 초부터 지급을 시작해 8월 말까지 3~4개월 간 사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여파에 등교가 제한되고 길거리 유동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편의점은 생필품 수요가 몰리며 선방할 수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과 4월 전년 대비 각각 -2.7%, -1.9% 뒷걸음쳤던 편의점 매출은 5월부터 반등(0.8%)하기 시작해 6월부터 8월까지 2.4%, 3.7%, 2.3%로 개선됐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 매출은 작년 5월 -9.7%를 기록했고, 6월(-5.3%), 7월(-5.5%), 8월(-2.3%)로 내리막을 걸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정부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 사안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커머스나 대형마트에서는 사용이 어려우면서 반사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들은 대형마트 대신 국민지원금으로 장보는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GS25는 국민지원금이 추석 전에 지급되는 점을 감안해 추석 선물과 연계한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한우나 과일 등 추석 때 많이 찾는 상품을 국민지원금으로 구매하면 할인 또는 상품을 덤으로 얹어주는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매출 추이를 분석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군을 중심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할인이나 증정 행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은 장보기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검토 중이다.
다만 재난금 사용처가 오프라인 유통사 중에서 편의점과 동네마트 등 집중되면서 담배 매출에 쏠리는 점은 경계해야할 요소다.
지난해의 경우 올 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 19 여파에 지자체가 할인 상품권을 풀고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면서 담배에 수요가 몰렸다. 통상 2~3%대를 차지하던 편의점의 담배 매출 상승률은 지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했던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6% 내외의 신장률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대형마트와 가격이 같은데다 장기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담배가 편의점 점주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켜주는 품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담배의 판매 마진은 통상 9% 내외 수준에 불과해 과자나 라면, 주류 등의 마진 30~40%에 비해 낮다. 서울 영등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난해 재난지원금으로 보루 단위 구매가 늘면서 다른 상품은 사지 않고 담배만 사 가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대부분인 편의점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원금 소비가 담배에 쏠리지 않게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