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첫 토론, 이재명 집중공세 뚜렷…“기본소득 폐기하라”

입력 2021-07-0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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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박용진·이낙연 "기본소득 말 바꿔…폐기하라" 압박
이재명 "순차적 도입 바꾼 적 없어…국민 동의하면 증세 통해 본격 도입"
"임기 내 50조? 무협지 수준"VS"임기 내라고 안했고 난 할 수 있어"
전국민 재난지원금 의견 묻기도…이낙연ㆍ정세균 "당정 80% 선별지급 옳다"
추미애 "민생 저수지 확대 필요하고 비대면 소비 가능해" 李 편 들어
'별장 생필품' 발언 문제삼자 "말꼬리 잡지말라"
'영남 역차별' 발언 지적에는 "지방 다같이 역차별 의미"

▲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첫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열린캠프 제공)
▲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첫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열린캠프 제공)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첫 TV토론회에선 1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집중공세 양상이 뚜렷했다.

이날 KBS 생중계가 진행된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에선 포문을 연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이 지사의 대표 정책비전인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지급액에 대해 1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바꾸고 1번 공약이 아니라거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한 안심소득이 낫다고 한 발언을 거론하며 “수시로 말씀이 바뀌어 국민이 혼란해하실 것 같고 여론조사 1위 후보가 확실치 않은 공약으로 가면 정권재창출이 가능하겠나”라면서 “이 공약을 폐기할 용의는 없나”라고 물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기본소득이 수백개 공약 중 하나다, 공약이라 말하진 않았다’ 그 정도라면 왜 여러 해 동안 말하고 (경기도 국제학술대회 개최로) 외국에 돈까지 써가며 광고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건 아닌지, 차제에 정리해 폐기하는 건 어떤가”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지난 2일 이 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이 제1 공약이 아니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한 달 전만 해도 증세 없이 50조 원을 마련해 나눠준다던 분이 이제 와 제1 공약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이 뭐가 되나. 2017년 대선 때도 주장했지 않나”라고 압박했다.

이에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관심을 많이 받는 사안이지만 공약을 발표한 게 없어 1번 공약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고 소액에서 고액으로 순차적 도입을 말한 건 바뀐 게 없다”며 “예산 절감 25조 원으로 1인당 50만 원 지급하고, 다음 단계에서 국민이 동의하면 50조~60조 원 정도 확보하고, 정말 경제성장·소득양극화·사회연대의식에 도움이 된다고 국민이 동의하면 증세를 통해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시에 못한다고, 액수가 적다고 비난할 건 아니다”며 이광재 의원이 제안한 청년 등에 시범실시에 긍정 답변한 점을 들어 “시범·부분실시를 시작으로 전면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서 “국가의 구조를 바꾸는 거대정책은 제가 한 번 말했다고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아 지적이 있으면 수정할 수 있다. 대동법도 시행에 10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활성화와 소비수요를 늘리고 양극화를 완화하면서도 세금을 내는 사람을 배제하지 말아야 실현가능성이 있다”며 “세금 내는 사람 따로, 혜택을 받는 사람 따로 있으면 효율성이 올라가고 도덕적으로도 그럴 듯해 보이지만 실현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에 대해 박 의원이 “임기 내 50조 원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따져 묻자 “임기 내에 한다는 말을 한 적 없다. 순차적으로 한다고 했다”고 반박했고, “세출 조정으로 50조 원을 만드는 건 무협지 수준 이야기”라고 쏘아붙이자 “(박 의원) 본인은 못해도 저는 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광재,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광재,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후보. (연합뉴스)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 대해 전 국민에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이 선별지급한 2~4차 재난지원금보다 규모가 작은 데도 체감효과는 컸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그 연장선으로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에 국회 심사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담긴 5차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재난지원금은 그야말로 재난을 당한 분들에게 드리는 것”이라며 “며칠 새 코로나19 확진자도 크게 늘어 소비를 부추길 타이밍도 아니다. 이번 재난지원금은 정부·여당이 합의한 대로 (소득하위) 80% 대상 지급이 옳다”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도 “당정이 80% 대상 지급하되 상위 20%는 신용카드 캐시백, 가장 소득이 낮은 10%는 더 얹어드리기로 했는데 전 국민 지원과 집중지원의 절충형”이라 평가하며 “기왕 합의됐으니 빨리 처리해 빨리 지원해야 하고, 전 국민 지원은 당정이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코로나19가 안정되는 단계에서 위로 성격으로 드릴 수 있다”고 당정 협의안에 찬동했다.

다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재난위로금이라고만 보지 말고 재정당국은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가계부채가 심각하니 민생 저수지 확대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확진자 증가 우려에 대해선) 비대면 소비도 가능하다”면서 이 지사와 같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에 재고를 요청했다.

이외에 박 의원은 이 지사가 부동산 정책 관련해 “별장도 생필품(생활필수품)”이라고 한 과거 발언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가 “부동산이 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별장도 부모님이 사는 집 같은 건 보호해야 하고, 1주택자라도 투기용 갭투자가 목적이라면 제재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그러자 “투기인지를 어떻게 구분하나”라며 “별장이 생필품이라고 말하면 그 생필품이 없는 국민 억장이 무너지는데 말씀을 취소할 생각 없나”라고 쏘아붙였고, 이 지사는 “말꼬리 잡지 말라. 주거용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말의 일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경북 안동을 찾아 영남이 역차별 당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수도권과 영남 간의 역차별이라고 해명했는데, 당시 발언은 과거 독재정권 때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하며 혜택을 얻은 적 있지만 지금은 역차별이라고 해 거짓된 해명”이라고 따졌다.

이에 이 지사는 “전체 취지를 보면 과거 군사정권 때 혜택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 정치집단으로부터 지원을 못 받고 수도권은 집중 혜택을 받아 지방이 같이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라며 “(호남 대비 영남 역차별 같은) 그런 뜻이 아니다. 오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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