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그린' 사업에 2025년까지 총 30조 원을 투자한다. 배터리 부문 분사와 기업공개(IPO) 추진도 공식화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1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완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액이 ‘1테라와트(TW) +α’ 에 달한다고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 회사 정도였다. 이번 발표로 3개사로 늘어난 것이다.
생산 규모도 크게 늘린다. 지동섭 SK 배터리사업 대표는 “현재 40GWh(기가와트시) 수준에서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14억㎡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생산 규모를 2025년까지 40억㎡로 확대한다.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도 2022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할 계획이다.
전기차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한다.
배터리 사업 분사와 상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준 사장은 "분할이나 상장의 시점과 관련해 탄력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시장이 (이를) 받아줄 것이냐,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선제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시점에 대해서는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보여주는 시점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역산해서 분할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 사장은 상장 방식에 대해 "(나스닥 상장은) 고민 중인 사안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부분에서 나스닥과 관련해 인식하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 지속해서 고민해야 할 과제"라며 "나스닥에만 상장하든, 동시 상장을 하든 다 옵션으로 놓고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상황에 따라 '각형' 배터리를 생산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성준 환경과학기술원장은 "파우치가 각형보다 불리하거나 유리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파우치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시장이 정말 필요로 한다면 이미 배터리에서 중요한 전극 기술,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각형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기술에 대해서는 개발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준 원장은 "SK이노베이션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준비를 해온 지 꽤 됐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뛰어들지 않았던 것은 유니크 테크놀로지가 없다는 자체적인 판단 때문"이라며 "조만간에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서 멀리 내다보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연구ㆍ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