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 작가가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미술작가가 지원금을 신청하는 것은 운동선수가 대회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문 작가는 23일 오후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논란을 감수하고 지원금을 신청한 이유"라며 "오해가 약간은 풀리기를 바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는 작업은 실험 예술이다. 실험 작품은 원래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한 뒤 "그래서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주로 국공립미술관에서 제작비를 받거나 이번과 같은 지원금을 받아 작품을 제작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문 작가는 "신청할 때는 작품계획서를 제출하는데, 이때 저의 작품을 평가 받게 된다"면서 "따라서 지원금은 돈보다는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타 분야와는 달리 예술지원금은 경쟁 상대가 다른 작가들이다. 마치 경연대회 입상처럼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이런 실적을 쌓아야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그런데 실험 예술은 판매 실적 같은 것이 불가능하니, 지원 사업 선정 실적을 쌓는 것이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문 작가는 자신의 분야를 프로 대회가 없는 운동 종목에 비유하면서 "이런 종목들은 민간·협회·국가 등 공공에서 개최하는 대회만 있고 선수들은 그곳에서 입상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에서 실업팀을 만들어 지원하는 종목도 있다. 이와 비슷하게 작가들은 예술 지원금을 경연대회처럼 여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저에게 국가 지원금을 신청하지 말라는 것은 운동 선수에게 대회에 나가지 말라는 것과 같은 셈"이라면서 "게다가 지원금은 상금처럼 받는 게 끝이 아니다. 그것으로 제작을 하고, 선정된 작품들은 미술계의 주목 속에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 실적이 다음으로 이어지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제 직업"이라고 적었다.
또 '지원금은 민간도 있고 공공도 있는데 왜 하필 국가에서 받아야 하느냐'는 일각의 지적을 두고는 "이번 지원 사업은 저희 업계에서 올해 예정된 것 중 최대 규모"라면서 "실력 있는 작가들이 모두 주목했다. 제가 운동선수라면 반드시 나가야 할 대회였던 것"이라고 썼다.
앞서 문 작가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에서 6900만 원의 지원금에 선정됐다"며 "축하받아야 할 일이고 자랑해도 될 일이지만 혹 그렇지 않게 여기실 분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문 작가의 우려처럼 일각에서는 문 작가의 지원금 선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준용씨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대면' 영상 인터뷰를 했다며 특혜 의혹을 주장한 것.
배 최고위원은 "대통령 아들에게 불이익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 압박을 통해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확인하겠다"며 "청와대와 정부는 대통령 아들에게 서울시와 정부에서 꼬박꼬박 지원금을 챙겨주는 데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