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소 경제’ 박차…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1000개 세운다

입력 2021-05-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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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소 현재 160곳 대비 6배 늘릴 예정
도요타 수소엔진 스포츠카로 24시간 내구 레이스 나서
30조 달러 달하는 글로벌 ESG 시장 영향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23일 열린 ‘후지 슈퍼텍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수소엔진을 탑재한 도요타의 코롤라 스포츠카가 달리고 있다. 시즈오카/UPI연합뉴스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23일 열린 ‘후지 슈퍼텍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수소엔진을 탑재한 도요타의 코롤라 스포츠카가 달리고 있다. 시즈오카/UPI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6월 도출할 새 성장전략 핵심에 수소 경제를 꺼내 들었다. 기존 목표치를 상향해 탄소 중립 정책을 확고히 했으며 기업들도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행동에 나섰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내달 발표할 새 성장전략 초안에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0개를 세우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는 현재 약 160곳에서 6배 늘어난 수치다. 기존 목표는 2025년까지 320개 건설이었는데 이를 대폭 상향한 것이다.

새 성장전략에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부는 초안에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는 늦어도 2030년까지 휘발유차와 동일한 수준의 경제성과 편리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경제산업성은 목표 달성 전까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에 기업들도 호응하고 있다. 도요타는 22~23일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수소엔진을 탑재한 코롤라 스포츠를 출전시켜 눈길을 끌었다.

도요타는 현재 수소연료전지차(FCV)인 미라이를 판매하고 있다. FCV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발생하는 전기를 사용해 모터를 돌리는 반면, 수소엔진 차는 수소 자체를 연소시켜 동력을 얻기 때문에 제조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을 받는다. 수소엔진은 구조가 휘발유 엔진과 비슷하지만, 엔진오일에서 나오는 약간의 이산화탄소 이외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도요타의 수소엔진 차는 수소 충전 횟수가 많아 평균 속도는 기존 차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무사히 완주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액화 수소 공급망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주가수익비율(PER)은 26배를 기록해 동종업계 미쓰비시중공업의 2배로 불어났다. 가와사키중공업과 공동 개발을 발표한 이와타니산업 역시 1월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기업이 최근 수소 사업에 몰두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30조 달러(약 3경3450조 원)로 불어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장 영향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즈호은행 산업조사부는 “ESG의 성장이 수소 사업을 대하는 기업들의 자세를 바꿨다”며 “몇 년 전 있었던 ‘수소 열풍’과는 진지함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제 기업이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수소 기술 구비가 필수 조건으로 통한다.

닛케이는 “반도체와 휴대폰, 가전 등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을 이끌다가 역전을 허용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다”며 “문제는 정권이 바뀌어도 실효성 있는 수소 기술 지원을 정부가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수소 사업과 함께 반도체 시장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제시한 2000억 엔 규모의 기금도 늘릴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4조 엔, 10조 엔의 지원을 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규모가 작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당국은 첨단 반도체 공장을 위해 “다른 나라에 필적하는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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