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와 수출 등 우리 경제와도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와 기업이 원자재 수급 안정화, 제품 경쟁력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0일 발표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변동요인 및 우리 수출에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변동은 원자재를 중간재로 투입하는 모든 상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의 투입산출표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원자재 수입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2018년 기준 국산품의 생산자가격은 0.43%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위기 직후(2010년 기준 0.62% 상승)보다는 0.19%포인트 축소됐다.
특히 수입원자재 투입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파급 효과가 컸다. 2018년 기준 수입의존도 55.7%를 기록한 비철금속은 원자재 수입가격이 10% 상승할 때 국산품 가격은 2.87% 상승했다. 같은 시기 수입의존도 34.9%의 철강은 1.77% 상승, 수입의존도 31.4%의 석유화학은 1.48% 상승했다.
또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 수출단가 상승,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졌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수출단가는 0.7% 상승, 수출물량은 0.25%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출금액은 단가 상승 영향으로 0.45% 증가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2020년까지 지난 20년간 원자재가격지수와 우리나라의 총 수출금액 간의 상관관계는 0.68로 높게 나타났다.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의 주요 공통요인은 ‘글로벌 경기’와 ‘위험자산 선호’로 분석됐다. 국제 원자재를 구성하는 국제유가, 비철금속, 곡물, 금 지수 등 4개 지표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첫 번째 주성분인 글로벌 경기가 원자재 전체 가격변동의 86.8%, 두 번째 주성분인 위험자산 선호가 22.3%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신호로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을 활용할 수 있다”라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국내 물가 및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강내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다만 수출 중소기업은 원자재 확보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라면서 “기업 차원에서는 원가절감,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정부 차원에서는 차질 없는 원자재 수급 안정화 등 중장기적인 대책 추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