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이 택시운전 자격을 정식 취득하기 전에도 임시 면허를 받아 플랫폼 택시를 몰 수 있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정보통신기술)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플랫폼 기반 임시 택시 운전자격(3건), 친환경 공유주방 등을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업들의 신속한 사업화와 시장 출시를 위해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적용했다.
동일ㆍ유사한 과제를 대상으로 사전검토위 등 절차를 생략하고 서면으로 처리한 것이다.
우선 '고요한 택시'가 신청한 ‘임시 택시운전자격 운영’이 통과됐다.
고요한 택시는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지원하는 소셜벤처 코액터스가 청각장애인 일자리를 창출을 위해 만든 택시다.
현재 21명의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고 있다. 앞으로 50여 명의 기사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고요한 택시는 승객과 기사 간 불필요한 대화가 오고 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모든 소통은 태블릿 PC로 이뤄진다.
현행법상 택시를 운전하려면 택시운전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법정 필수교육(16시간)을 이수해야 해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샌드박스 통과로 청각장애인이 택시 운전자격을 정식으로 취득하기 전에도 임시면허를 통해 택시를 운행할 수 있게 됐다.
심의위는 “구직자가 실제 차량 운행까지 걸리는 기간이 단축돼 택시기사 취업이 한층 쉬워질 것”이라며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단, 범죄경력 등 결격사유가 없고, 임시면허 발급 후 3개월 내 정식면허를 받아야 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기사 수요는 많은 상황에서도 기사들의 중도 퇴사율은 높은 데다 구직자들도 적성에 안 맞을 수 있는데 자격 취득을 먼저 요구하다 보니 기사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며 “임시면허 발급으로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더 쉽게 얻고, 택시업계도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고요한 택시는 SKT의 지원을 통해 청각장애인 전용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과 T케어 스마트워치를 통해 안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임시면허 발급으로 청각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보다 빨리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액터스 외에도 여성ㆍ아동ㆍ고령자 등 이동 약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파파모빌리티와 프리미엄 승합 택시인 진모빌리티도 임시 택시운전자격 운영을 승인받았다.
공유주방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네오푸드시스템'도 경북 구미에 문을 연다.
여러 사업자가 1개 주방을 공유하는 공유주방 샌드박스 승인은 이번이 8번째다. 지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오푸드시스템의 공유주방 ‘밸류키친’은 친환경 배달을 내세워 기존 공유주방과 차별화했다.
음식점 창업자는 공유주방에서 주방 및 관련 시설을 대여 공유해 음식을 만들고, 조리된 음식을 밸류키친이 직접 고용한 배달 기사를 통해 배달한다.
일회용 용기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다회용기를 통해 배달 후 수거한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다. ICT 융합, 산업융합, 금융혁신 샌드박스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72건의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샌드박스 특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