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미국 물가여건 점검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미국 물가는 향후 몇 달간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달 24일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물가상승률(PCE(개인소비지출) 전년동기대비 기준)이 올 1분기(1~3월) 2.0%에서 2분기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백신 보급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이 진정되면서 소비수요가 빠르게 회복 중이다. 팬데믹 후 실시된 세 차례 경기부양 정책으로 민간 저축이 작년 13.4%(가처분소득대비 가계저축률 기준)에서 올 1월 20.5%로 상승해 소득기반이 강화된데다, 최근 주가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富)의 효과도 가세했다.
공급측면에서도 대내외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가운데 제조업 재고가 작년 12월 0.3%(전월대비 기준)에서 올 2월 0.8%로 늘었다. 이에 따라 원료 수요가 늘며 일부 공급채널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입요소 가격이 전체적으로 불안한 상태다.
다만, 이같은 상승세는 전년 대폭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와 투입요소 가격 상승, 보상소비(pent-up consumption, 일명 보복소비) 증가 등이 주된 요인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우선, 수요측면에서 보면 서비스소비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 재정측면의 소비 진작 효과에 한계가 있는 점 등이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공급측면에서 보면 최근 투입요소 가격 상승은 기저효과와 공급병목 등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구조적측면에서도 저임금 신흥국의 저가제품 공급, 생산·유통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공약 신뢰 등 팬데믹 이전 기간 중 저물가기조를 지탱한 요인들이 여전하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향후 팬데믹 진행, 원자재가격 동향, 재정지출 시기·구성·승수효과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부문 회복상황,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변화 등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스탠스야 연준과 비슷하다. 단기적으론 물가가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기조가 흔들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는 없다는게 (보고서) 기저에 깔려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