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 열기가 뜨겁다. 기업의 사전청약마다 잇달아 수조 원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4월에 만기가 완료되는 국내 회사채는 약 6조1000억 원. 3월 만기 3조4000억 원보다 두 배가량 많다. 역대 4월 기준 최대 물량인 6조5495억 원(2020년 4월)에 육박하는 규모다.
기업들은 마음이 급해졌다. 금리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SK증권 이화진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르고,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연간 발행을 연초나 상반기에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940억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금액은 수요예측(사전청약) 때보다 240억원 늘어났다. 지난 7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사전청약에서 모집금액(7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227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쏟아지면서 발행액을 늘렸다.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효성중공업은 회사채 발행자금을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 배터리 구매에 사용할 예정이다.
교보증권은 3년물로 2000억원 모집에 8800억원의 기관 자금을 받았다. 교보증권은 발행 물량을 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유안타증권은 53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1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 5배가 넘는 자금이 몰린 것이다.
SK에너지가 회사채 수요예측서 1조5000억원을 받아내며 대박을 터트렸다. SK에너지는 3년물 1100억원 모집에 6200억원, 5년물 1100억원 모집에 5600억원, 7년물 300억원 모집에 900억원, 10년물 500억원 모집에 2300억원을 받아냈다.
이들 외에도 우리금융지주, 대우건설, KCC, 현대건설기계, 한화투자증권, 롯데오토리스, 현대위아, GS E&R, 풍산, 현대제과식품 등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삼성증권 김은기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반락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모습인데 5월 중순 1분기 검토보고서 제출로 인해 회사채 수요예측을 하지 않는 시기가 있어, 5월 초까지 회사채 발행 열풍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회사채 수요예측 물량도 지난해 4월 3조5000억원 대비 2~3조원이 증가하면서 연초 발행물량이 많았던 2월 수요예측 규모 6조5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등에 쓸 대규모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OCI, LS일렉트릭 등도 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