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시장이 안전진단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잇따라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이 일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돌연 목동 11단지가 2차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으며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아 재건축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분류상 A∼C등급(55점 초과)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31~55점)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31점 미만)은 재건축 확정이다.
목동 11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51.83점을 받아 D등급으로 조건부 통과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단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수행한 2차 안전진단에서는 6점가량 상승한 C등급으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 기대감을 높이고 있던 목동 아파트 주민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목동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 관계자는 "양천구청은 지난달 26일 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안전진단 결과를 받았다는데, 11단지 재준위에는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안전진단 결과마저 믿기 어려운데, 결과 통보까지 이런 식이니 결국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날 목동 8단지는 1차 안전진단 통과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목동 14개 단지 모두 1차 안전진단은 통과했다. 이 중 목동 6단지는 2차 안전진단마저 통과하며 재건축을 확정했고, 목동 9단지와 11단지는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목동 재건축 단지들의 2차 안전진단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일주일여를 남겨둔 서울시장 선거도 호재다. 서울시장으로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 재건축·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
여기에 목동 재건축 단지는 신고가가 잇따르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9단지 전용면적 53.82㎡형은 지난달 16일 12억9700만 원에 팔렸다. 역대 최고가 거래다. 종전 신고가는 1월 15일 12억6500만 원이었는데, 두 달 새 3200만 원이 오른 셈이다.
목동 신시가지 13단지 전용 99.26㎡형은 지난달 6일 17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종전 신고가인 지난해 11월 15억5000만 원보다 2억 원 오른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목동 9단지나 11단지는 비록 2차 정밀 안전진단 탈락으로 재건축이 불발됐지만, 여전히 이 일대 단지들은 정비사업에 대한 열정도 강하고 일괄적으로 안전진단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 재건축 기대감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최근 매매가도 이런 부분이 호재가 돼 오른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역시 "현 정부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보면 엄격한 정량적 평가보다는 정성적 평가의 성격이 강했다"라며 "이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평가 기준에 혼란을 겪고 있다. 하루빨리 일반 재건축 단지 소유자들이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량적 평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