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회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조만간 공식 승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백신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백신을 도입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쿠즈네초프 현지 보건부 장관 보좌관은 이날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 등록 신청 서류가 보건부로 접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보건부 산하 전문가 위원회가 백신의 질, 안정성, 효능 등을 검증한 뒤 합당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만든 현지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했다. 이 백신은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는 스푸트니크 V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해 면역 효과를 내도록 설계됐다.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은 스푸트니크 V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체내로 운반하는 벡터(전달체)를 이용하는 '전달체 백신'이다. 인간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이용한다. 2종류의 벡터를 이용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 스푸트니크 V와 달리, 1종류의 벡터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1회만 접종한다.
가말레야 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는 앞서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접종 3주 뒤 면역이 형성돼 약 3~4개월 동안 유지된다고 소개했다. 또 이 백신의 예방 효과를 85% 정도로 잠정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백신 확보를 위한 각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면서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상호아은 비슷하다. 이달 말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도입 일정은 다음 달로 연기됐고 도입 물량도 줄었다. 노바백스 백신 또한 원재료 부족 문제가 불거지며 2분기 2000만 명분 도입이 불투명해졌다.
백신 도입과 관련해 정부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도 백신 후보군 중 하나로 놓고 접종 결과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해 "국내에서 위탁 생산을 하고 있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어서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교차 접종 임상시험들도 진행되고 있다"며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서는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개 선택지 중에 후보로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