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4월’이 온다…회사채 만기 폭탄에 ‘금리’ 부담까지

입력 2021-03-29 17:30 수정 2021-03-3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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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2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지난 23일 모회사를 상대로 30년 만기 영구 전환사채(300억 원)를 발행했다. 지난해 6월 5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다. 발행이자는 7.2%로 2년 후부터는 ‘9.7%+조정금리(국고채 수익률을 반영해 가감한 금리)’로 조정된다.

10%를 넘는 이자를 물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나는 또 다른 자회사인 에어서울에도 총 300억 원을 대여키로 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와 협의를 통해 내년 3월 24일까지 300억 원 한도에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각 기업의 자금 담당자들은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에 밤잠도 설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악재까지 맞물리면서 ‘혹독한 4월’이 오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4월에 만기가 완료되는 국내 회사채는 약 6조1000억 원. 3월 만기 3조4000억 원보다 두 배 가량 많다. 역대 4월 기준 최대 물량인 6조5495억 원(2020년 4월)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만큼 최근 수년간 기업들이 회사채를 많이 발행했다는 얘기다. 이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줄줄이 회사채 만기 폭탄을 앞두고 있다.

기업들의 가장 큰 걱정은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다. 이 국채의 유통 금리를 토대로 글로벌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 회사와 가계의 대출 금리 등이 차례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1%를 밑돌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대로 높아졌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진다.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가 그대로여도 국채의 유통 금리가 오르면 개인·기업이 돈을 조달해 쓰기가 전보다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증시를 포함해 시장에 풀린 돈이 말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은 자금 조달에 더욱 거센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가 점점 높아져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면 신용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들어 금리가 상승하자 회사채 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 A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작년 7월에 2.01%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를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재무 위험이 큰 하이일드 회사채 금리도 저점 대비 51bp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역시 위험 요인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물가에 대한 부담은 제품 및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4월 이후 발표되는 물가 관련 지표에 따라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회사채 신용위험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여전히 기업들의 펀더멘탈 회복세는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풍부한 유동성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호조, 소비심리 개선의 선순환 흐름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조 연구원은 “국채금리 대비 하이일드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는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회사채 관련 신용위험이 단기간에 확대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긍정적 시장 전망도 뒷받침해주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021년 한국 기업 및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락한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준홍 S&P 이사는 “반도체와 IT, 자동차 업종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 반등과 함께 신용지표가 완만히 회복되는 추세”라며 “지난해 말 현대차가 신용등급 강등 관찰 대상에서 해제되는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피어 기업들 대비 코로나19 사태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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