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사실상 ‘부동산 선거’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파격·이색 공약으로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수직정원’ 조성은 박 후보의 이색 공약이다. 21분 이내에 모든 생활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핵심공약 ‘21분 콤팩트 도시’의 목적으로 수직정원은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된다. 정원을 수직으로 만들어 주거·공원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실행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거를 보름가량 앞둔 최근에는 연이어 새로운 공약들을 발표했다. 22일에는 835억 원을 들여 서울시 공립·사립 유치원 7만 5000명의 원생에 대한 중식·간식·우유 무상 제공을 공언했다.
앞서 19일에는 1조 원을 투입해 전 서울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재난위로금을 블록체인 기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다만, 이 공약에 대해 클린선거시민행동, 자유대한호국단, 공정한미디어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매표 행위’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또 소상공인과 19~29세 청년 대상으로 신용등급, 소득·재산과 상관없이 무이자로 5000만 원을 대출해주겠다는 공약도 박 후보의 약속이다.
오 후보의 공약에도 색다른 내용이 돋보인다. 오 후보는 지난달 19일 기본소득 대신 ‘안심소득’을 내걸고 시범 사업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200가구에만 먼저 시행해 연구와 조사를 거친 후 확대 시행하는 방식이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보다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부족한 부분 중 절반을 보충해 주는 복지 정책이다. 예를 들어 중위소득을 7000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중위소득 100% 이하인 한 가정의 소득이 3000만 원이면 차액인 4000만 원의 절반인 2000만 원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공약은 시범 운영에만 연간 약 40억 원이 들어 재원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 후보는 그 외에도 안심을 키워드로 여러 공약으로 내놨다. 안심 공공요금, 안심 주택, 안심 건강, 안심 일자리 등 서울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가 첫 번째로 내건 공약도 주목할 만하다.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이다. 오 후보는 서울시민 중 1인 가구 비중이 30%에 달한다며 가장 낮고 취약한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인 가구의 5대 문제로 △안전 △질병 △빈곤(저소득) △외로움(우울) △주거를 들고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다. 특히 특별대책본부를 설치해 1인 가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박 후보는 17일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를 꺾고 여권의 최종 후보로 선출됐고 오 후보는 23일 오전 안철수 후보를 꺾고 야권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두 후보는 25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들어가며 치열한 공약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