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다우 사상 최고ㆍ나스닥 조정장세로 엇갈려
OECD “부양책, 세계 무역 도움 되지만, 신흥국 자본유출 위험”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하원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50일 만인 이날 코로나19 구제법안을 가결했다. 6일 상원 가결에 이어 모든 입법 절차가 마무리됐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서명할 계획이다.
부양책 통과에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이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WSJ 조사에서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5.95%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인 4.87%를 웃도는 수치로, 1983년(7.9%)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세다. 전문가 가운데는 7%대를 예상하는 경우도 많았다.
KPMG의 콘스탄스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과한 구제책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부양안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3%포인트 높이고 일자리를 300만~350만 개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에도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는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해 당장의 우려는 덜었지만, 향후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물가가 치솟고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정책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하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말 “4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올해 안에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이날 1.46% 상승한 3만297.02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3만2000 고지에 도달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4% 하락한 1만3068.83을 기록, 조정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기술주는 인플레이션 불안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취약한 상태다.
이번 경기부양책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번 부양책이 백신 접종 속도를 올리면서 경제 성장세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울러 미국의 회복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무역 상대국 수요 견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다만 미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면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발생할 위험도 상존한다. 로렌스 분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 국가 간 진행 속도의 차이가 클수록 경제 회복 속도의 격차도 커진다”며 “이는 자본유출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고, 세계 경제를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