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매판매, 설비투자 증가에도 생산과 건설투자, 고용이 부진했던 탓이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1월 전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광공업(-1.6%)과 서비스업(-0.2%)이 모두 줄었다. 전산업생산이 전월보다 감소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광공업생산은 3개월 만에 감소로 꺾였고, 서비스업생산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줄었다”며 “광공업생산은 전월에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하면서 감소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소매판매는 1.6% 늘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의약품 등 비내구재(-0.1%)가 줄었으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4.8%), 의복 등 준내구재(1.0%) 판매가 늘었다. 단 전년 동월 대비로는 보합을 보였다. 내구재 증가(26.4%)에도 비내구재(-6.7%)와 준내구재(-12.1%)가 큰 폭으로 줄어서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8.4%) 투자는 감소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1.2%) 투자가 늘며 전월보다 6.2% 증가했다.
건설기성(시공실적, 불변)은 건축(-5.4%)과 토목(-7.8%) 동반 부진으로 6.0%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호황기 수주물량 소진으로 2018년 이후 추세적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1월에는 폭설·한파 등 기상요건 악화가 겹치면서 부진이 심화한 모습이다. 그나마 건설수주(경상)가 발전·통신 등 토목(-29.8%)에서 감소했으나, 주택 등 건축(28.9%)에서 늘며 전년 동월보다 10.6% 증가했다.
경기지수는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2.7로 전월보다 0.3포인트(P)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5로 0.2P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 전환한 건 지난해 5월(-0.7P) 이후 8개월 만이다. 대부분 구성지표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고용(비농림어업취업자 수)과 건설투자(건설기성액)가 부진했던 탓이다.
어 심의관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의 영향으로 고용상황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긴 어렵다. 그는 “코스피지수나 장단기 금리차 등 금융지표가 최근 선행지수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지표와 실물지표 간 다소 괴리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서 지표들이 매우 가변적일 수 있다”며 “조금은 (선행지표 순환변동치 추이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