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드라마와 예능에 자동차를 등장시키는 PPL(간접광고)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와 차종을 알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업계가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PPL(Product Placement)은 특정 상품을 방송에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광고 전략을 말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방송 출연자가 특정 차종을 운전하거나 평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편의 기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PPL 마케팅은 수입차 업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배우 배수지와 남주혁이 주연을 맡은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 A클래스와 S클래스 세단, GLC 쿠페 등 차량 10여 종을 지원했다. 드라마 후반부에서 배수지는 노란색 AMG CLA45 S를, 남주혁은 전기차 EQC를 직접 운전했다.
배우 박보검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주목받은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는 BMW 1시리즈와 2시리즈, X7 등이 등장했다. 극 중에서 박보검은 BMW 220d 그란쿠페를 몰고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서킷을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에도 PPL 마케팅이 활용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tvN 예능 ‘난리났네 난리났어’에 투아렉을 협찬했다. 두 출연자는 직접 투아렉의 ‘트렁크 이지 오픈’ 기능과 ‘파노라마 선루프’ 등을 체험하며 편의 기능을 보여줬다.
시트로엥은 코미디TV 금요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 7인승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를 지원했다. 김준현, 유민상, 김민경, 문세윤 4명의 출연진과 촬영 스텝이 탑승하며 차의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수입차는 업계는 국산차보다 전시장 수가 적고, 판매량도 적어 일반 대중에 자사 제품을 노출할 기회가 제한적이다. PPL 마케팅은 불특정 다수의 수용자에게 다양한 차종을 등장시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 이 한계를 극복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극 중 인물에 어울리는 차를 제공해 회사가 정한 판매 타깃을 공략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다양한 차종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광고보다 PPL의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다”라며 “PPL이 판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명확하기 파악하긴 어렵지만, 영업 현장에서 높아진 관심을 체감할 수 있다는 보고가 들어올 때도 있어 앞으로도 유사한 마케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든 상황도 PPL 마케팅이 확대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대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드라마에 차량을 지원하는 것 역시 고객과 안전한 접점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