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소진 방안을 내놓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채를 줄일 수 있어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상품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한진관광을 통해 판매하는 3월 운항편에 한해 이코노미석은 2만 마일, 프레스티지석은 4만5000마일, 일등석은 6만5000마일을 차감한 후 2만8000원을 추가 결제해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도 이달부터 마일리지를 이용해 국제 관광비행 항공권을 살 수 있게 했다. 비즈니스 스마티움을 5만 마일에 구매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석은 이달에만 50%를 할인해 1만5000마일을 공제한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상 부채의 일종인 ‘이연수익’으로 인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2조5041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8416억 원이다.
2008년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는 유효기간 1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여행이 제한되면서 마일리지 사용이 어려워지자 항공사들은 유효기간을 1년 연장했다. 대한항공은 올해에도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재차 연장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용하지 않고 쌓이는 마일리지가 늘어날수록 부채가 증가하는 것이다. 항공사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항공사들은 다양한 마일리지 소진 방안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은퇴한 항공기를 분해해 만든 네임택을 개당 2700마일리지에 판매했다. 4000개 한정판으로 제작된 네임택은 판매 시작 후 하루 만에 품절됐다.
마일리지 사용 과정도 간편화했다. 이전에는 마일리지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항공권 구매 후 업그레이드를 별도로 진행해야 했으나 별도 절차 없이 항공권 구매 시점에 업그레이드 좌석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마일리지와 현금을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 결제도 가능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를 사용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 범위를 확대하고 인원도 동반 1인까지로 늘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고육지책이 부채 축소에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