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ㆍ카카오, 나란히 최대 매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에 취약계층이 벼랑에 내몰리고 있다.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수출이 줄면서 제조업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반면, 플랫폼 기업들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경제 회복경로가 산업·계층에 따라 갈리는 ‘K자형’ 양극화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1.5% 감소했다. 10월(-0.1%)에 이은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의복 등 준내구재(-11.0%),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2%) 감소가 가파르다. 서비스업생산도 1.4%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매출액(신한카드 추정)은 16.4% 급감했다. 전월(-4.2%)과 비교해선 감소폭이 12.2%포인트(P) 확대됐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97.9)보다 89.8로 8.1포인트(P) 하락했다.
◇무너진 소상공인·자영업자 = 이런 상황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상대적으로 큰 타격이다. 대면서비스업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집합금지·영업제한이 자영업자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 등에 집중된 탓이다.
이들 업종의 타격은 고용지표로도 확인된다. ‘2020년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1만9000명 줄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직(-31만3000명)과 일용직(-10만1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6만5000명)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는 이들 사업체에 소속돼 있던 고용원도 함께 줄었음을 의미한다. 대부분 임시·일용직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57만9000명의 임시·일용직이 일자리를 잃었음을 의미한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직원부터 정리한 탓이다.
그나마 제조업은 내구재 소비, 설비투자, 상품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문별로 설비투자는 지난해 10월 0.9% 감소(이하 전년 동월 대비)에서 11월 5.7% 증가로 전환됐으며, 수출은 증가폭이 11월 4.1%에서 12월 12.6%로 확대됐다. 소비에선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구재(12.8%)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회복세가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제조업 취업자는 11만 명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하반기 수출이나 제조업 관련 지표가 호전됐지만,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적 성격을 띠다 보니 반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거래금액 연평균 50% 성장 = 비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애플리케이션(앱) 시장 거래금액은 2015년 1조5000억 원에서 2018년 4조 원, 2019년 7조 원을 넘어 2020년 11조6000억 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 연평균(CAGR) 거래금액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국내 배달앱 시장의 78%(2019년 거래금액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특히 큰 수혜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난해 3분기에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 실적을 포함할 경우 4분기에도 매출 2조 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카카오도 2분기 연속 1조 원대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이런 성장경로 양극화는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해 12월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에서 “대면과 비대면, 내수와 수출에 차별적인 영향을 주는 K자형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