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명장 제도가 2019년 도입된 이후 최초로 글로벌인프라총괄에서 명장이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최고 전문가를 ‘삼성명장’으로 선정, 장인 수준의 기술 전문성, 리더십 등을 계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존 △제조기술 △금형 △품질 △설비 △계측 △레이아웃 등의 분야 이외에도 △인프라 분야까지 선발을 확대,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인 6명의 ‘삼성명장’을 선정했다.
정호남 명장은 1989년 입사해 32년 동안 퍼실리티 전체 공정을 거쳐 유틸리티 설계와 시공, 시운전과 운영에 대한 독보적인 현장 실무 노하우를 보유한 반도체 팹(FAB) 유틸리티 기술전문가다.
그는 “인프라는 인체로 따지자면 보이지는 않지만 사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신진대사 역할을 한다. 인프라가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연속 공급이나 중단이 없도록 가동되기 위해 3000여 명의 총괄 인력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늘도 자기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명장은 녹색 경영상을 2번이나 수상하는 등 사업장의 친환경 이미지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 2019년 폐수처리 공정에 사용되던 황산과 가성소다를 전부 배제한 것이 대표적이다. 황산과 가성소다는 유독성 물질임에도 폐수 중화 처리를 위해 사용이 불가피했는데, 정 명장은 이런 유해 화학물질을 일반 화학물질로 대체했다.
또한, 반도체 생산장비의 발열을 냉각할 때 발생하는 폐열(약 30도)을 버리지 않고 재회수해서 팹 온습도를 제어하는 열교환기에 재활용했다. 덕분에 1년에 온실가스 3만3000톤과 에너지 절감을 이뤄낼 수 있었다.
정 명장은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화학물질과 가스, 물이 필요하다. 또 온도와 습도가 항상 일정한 생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냉수와 스팀을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 사용한 화학물질과 가스 물은 다시 환경 법규에 맞게 처리해 배출해야만 한다”며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서로 엮여 있다. 앞으로는 ‘필(必)환경’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한의 에너지 절감과 폐수 재이용률 100% 달성, 냄새 제거 등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는데, 명장으로서 이를 해결할 ‘그린 인프라’를 꼭 구축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명장은 후배 양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또한 이어가고 있다. 잠재위험진단을 위한 ‘타산지석 전담팀’을 운영해 전 설비군의 위험성을 검토하는 학습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명장의 의미는 단순히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 기술을 동료들에게 나눠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을 교육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을 확보하게 되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위험 요소를 찾고 개선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