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500조 원 규모의 대형 경기부양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참여를 조건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0억 달러(3조3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금융지원에 나선다.
무보는 사우디 재무부에 30억 달러 규모의 '해외사업금융보험'을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해외사업금융보험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이 참여하는 해외사업에 대해 대출을 제공한 금융기관이 사우디 재무부의 원리금 미상환으로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게 된다.
앞서 무보는 지난해 2월 사우디 재무부와 국내 기업의 참여를 전제로 사우디 정부 추진 경기부양 프로젝트에 대해 중장기 금융을 지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무보가 제공하는 해외사업금융보험을 담보로 실행하는 대출금은 국내기업의 공사 관련 대금 결제 및 기자재 수출에 사용된다.
이번 금융지원은 '네옴 스마트 시티(Neom Smart City)' 건설, 키디야(Qiddiya)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조성 등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경기부양 프로젝트에 국내업체 참여를 조건으로 한다.
네옴 신도시는 사업비 규모만 500조5000억 원에 달하며 국내 여러 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는 총사업비 8조8000억 원을 투입해 테마파크, 실내스키장 등 호텔, 쇼핑 시설을 갖춘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처럼 거액이 필요한 메가 프로젝트일수록 원활한 금융 조달이 수주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이에 무보는 국내 기업이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금융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국내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최대 시장으로 무보의 이번 선제적 금융 지원은 후속 프로젝트 수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은 무보의 금융지원을 통해 사우디 정부 추진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사우디 정부도 금융 조달 부담을 덜 수 있다.
무보는 지난해 12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에 30억 달러를 제공한 데 이어 또 한 번 중동 지역 우량 발주처에 대규모 수출금융을 지원하며 해외 발주처와 협력 체계를 꾸준히 강화 중이다.
이인호 무보 사장은 "중동 지역 등에서의 대규모 경기부양 프로젝트가 국내 기업의 수주회복을 위한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우량 발주처와의 전략적 협력 체계를 확대하는 등 선제 금융 지원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