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임 전 마지막 광기인가...대중 압박 최고 수위

입력 2021-01-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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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SE, 결국 중국 3대 이통사 상장 폐지
국무부 등 중국 양대 IT 기업 알리바바ㆍ텐센트 블랙리스트 추가 검토
“바이든 차기 정권에 생채기 내려는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2주가량 앞두고 대중국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 불복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가 차기 정권에 흠집을 내기 위한 ‘퇴임 전 마지막 광기’라는 말마저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압력을 넣어 결국 중국 3대 이동통신사를 퇴출시켰다. 중국 IT 업계 양대 산맥인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홀딩스를 견제하는 조치도 잇따라 내놓거나 흘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NYSE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를 다음 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NYSE에 따르면 이들 3개사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1일 오전 4시에 거래가 중단된다.

NYSE가 이들 3개사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시장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방침을 처음 밝히고 나서 4일에는 행정명령에 해당 기업이 포함됐는지 불확실하다며 이를 철회했다.

이는 중국 압박을 최우선 순위로 둔 트럼프 정부 고위 관리들을 격분케 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스테이시 커닝햄 NYSE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를 걸어 비판했다. 결국, NYSE가 상장 폐지로 방향을 굳힌 것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국 인민해방군과 협력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 기업 31개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이들과 미국인, 기업의 거래를 금지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에도 중국해양석유(CNOOC) 등 중국 국영 대기업 4개사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트럼프 정부는 중국 IT 산업은 물론 민간 부문을 대표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대한 포위망도 더 좁혀나가고 있다.

WSJ는 이날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투자 금지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가 최근 몇 주간 이런 방안을 협의했다. 더 나아가 두 부처는 재무부와 해당 조치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분석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알리바바 산하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 핀테크 업체인 앤트그룹의 모바일 결제 앱 알리페이, 텐센트가 만든 알리페이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 위챗페이 등 8개 중국 앱을 사용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투자 금지는 이들 기업은 물론 미국과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파괴력이 있다. 텐센트는 중국 1위 시가총액 기업이고 알리바바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양사의 시총은 총 1조3000억 달러(약 1414조 원) 이상이다. 블랙스톤과 뱅가드그룹 등 미국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양사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FTSE러셀 등이 만드는 벤치마크 주가지수에도 두 회사 비중은 크다.

시장 혼란이 불 보듯 뻔하지만, 트럼프가 정권 교체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강경 자세를 계속 과시하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일본 도쿄 소재 BNP파리바증권의 나카조라 마나 글로벌 마켓 총괄본부 부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생채기를 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주식 투자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해당 기업은 물론 금융시장에도 왜곡을 유발해 바이든이 이런 강경책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그러나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쉽게 누그러지면 중국에 대한 저자세가 확실하게 비난 대상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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