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2029년까지 모든 디젤 여객기관차를 KTX-이음(EMU-260)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해 첫 경제 일정으로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 KTX-이음을 시승한 자리에서 "파리기후협약 첫해인 올해를 저탄소·친환경 열차 보급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 같은 철도교통 혁신 구상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KTX-이음 개통으로 우리 철도 산업의 발전과 철도 산업이 탄소중립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2004년 세계 5번째로 고속철도를 도입했고 2007년부터 우리 기술로 고속철도를 건설하게 됐다"라며 "이제 KTX-이음의 개통으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고속철도 강국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이어 "기차는 대표적인 녹색 교통수단이며 KTX-이음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라며 "전기로 달리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고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디젤기관차의 70% 승용차의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KTX-이음을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결합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한국판 뉴딜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탄소중립 사회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에게 도로가 20세기 경제발전의 동맥이었다면 21세기 경제와 사회 발전의 대동맥은 철도"라며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 지역경제 위기를 뒷받침하여 일상의 대전환을 이끄는 힘도 철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 철도시장 규모가 240조 원에 달하고 고속철도 시장의 경우 연평균 2.9%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리 철도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최고의 기술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데 발 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도를 비롯한 교통인프라 강국이 되고 디지털 뉴딜로 안전하고 스마트한 교통혁신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철도망을 확대해 국가균형발전을 앞당기겠다"며 "2025년까지 70조 원 이상을 투자해 고속철도, 간선철도망, 대도시·광역도시 철도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며, 이를 통해 전국 주요 도시를 2시간대로 연결하고 수도권 통근 시간을 30분 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중앙선 복선화로 경북 안동의 임청각이 복원되는 데 대해 언급했다.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로 1941년 일제가 중앙선을 놓으며 반 토막이 났다.
문 대통령은 "중앙선 기존 노선을 보면 얼마든지 임청각을 지나지 않을 수 있는데도, 일제가 의도적으로 노선을 우회시켜가면서까지 임청각을 관통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이 임청각을 가로지르면서 99칸의 고택이 허물어지고 임청각 앞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기차가 지나다닌 것은 물론, 인근 신라 시대 국보인 모전석탑이 훼손돼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중앙선 선로 변경으로 임청각을 복원할 수 있게 돼 뜻깊다. 올 6월부터 임청각 주변 정비사업에 착수해 2025년까지 온전한 복원을 할 것"이라며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민족정기가 흐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승한 KTX-이음은 5일부터 중앙선 원주-제천 노선에서 정식 운행된다. 이날 개통식엔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