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만두·떡볶이, 글로벌 입맛 홀린 ‘K푸드’ 대표주자 등극

입력 2020-12-30 15:33 수정 2020-12-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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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떡볶이, 만두가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았다. 라면, 김치에 이어 올해 사상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K푸드’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두부 수출액은 1056만 7300달러(약 115억 원)로 처음으로 수출액 1000만 달러를 넘겼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405만700달러)과 비교해 2.6배(161%) 증가한 수치다. 2017~2018년 연간 수출액이 250~310달러 수준에 그치던 것과 견줄 때 두드러진 성장세다. 수출량 역시 6852톤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한국 두부가 잘 팔렸다. 미국에만 약 695만 달러를 수출할 정도다. 물량으로 따지면 5073톤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한다. 최근 미국에서 육류를 대체할 건강 식품인 두부가 주목받은 점이 주효했다. 실제 aT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미국 두부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급성장했다. 이밖에 스위스(1037%), 카타르(647%) 등에서도 두부 수출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성장했다.

이 같은 K두부의 인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과도 무관치 않다. 건강과 면역력에 관한 관심이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aT 관계자는 “두부는 샐러드용과 토핑용 등으로 해외 수요가 점점 늘고 있고, 올해는 코로나19로 면역력 향상 등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가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전했다.

▲GS25가 베트남에서 진행한 '떡볶이 DAY' 행사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GS25가 베트남에서 진행한 '떡볶이 DAY' 행사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떡볶이도 K푸드 주연으로 등장했다. 관세청이 집계한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1~11월) 떡볶이 수출액은 4846만3000달러(약 572억 원)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대비 40%이상 늘었다. 2017~2019년 수출액은 각각 1603만 달러, 2452만 달러, 3431만 달러로 꾸준세다. 올해 수출량도 1만5407톤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팔린 물량과 비교해 39% 올랐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달 기준 미국에 1300만1000달러로 가장 많이 수출했다. 일본으로는 두 번째로 많은 900만5000달러가 수출됐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내식문화가 확산한 덕분이고, 베트남(201만 달러), 홍콩(200만 달러) 등 한류 문화의 영향이 큰 아시아 등지에서도 수출액이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단맛이 강화된 컵떡볶이 제품이, 베트남은 한국 떡볶이 프랜차이즈 열풍으로 현지인 입맛을 사로잡았다”라면서 “정부는 다양한 해외 판촉을 통해 떡볶이 등 쌀가공식품을 농식품 대표 수출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냉동만두는 수출 효자 중의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았다.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보면 올해 1~11월 만두의 수출액은 4526만 달러(약 492억 원)로 사상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에만 1063만 달러를 수출하며 가장 많은 만두를 팔았다. 일본(800만 달러), 필리핀(451만 달러), 홍콩(430만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풀무원USA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와일드우드 고단백 두부(왼쪽), 나소야 오가닉 두부 (사진=풀무원)
▲풀무원USA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와일드우드 고단백 두부(왼쪽), 나소야 오가닉 두부 (사진=풀무원)

K푸드 열풍 뒤에는 전 세계 식품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발빠르게 대응한 국내 식품기업들이 있다.

미국 두부 시장은 풀무원이 주도했다. 풀무원은 연간 7% 이상 성장하는 미국 두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3분기 풀무원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의 두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87% 늘었다. 두부 등 판매 호조에 힘입어 해외부문 매출도 개선됐다. 풀무원 해외법인의 3분기 매출액은 1113억 원, 누적 영업이익은 1억1300만원으로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진출한 이래 29년 만이다.

▲일본의 한 대형마트 냉동고에 진열된 비비고 만두 제품. (사진=CJ제일제당)
▲일본의 한 대형마트 냉동고에 진열된 비비고 만두 제품. (사진=CJ제일제당)

만두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가 앞장섰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올해 국내외를 합친 총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해외 매출은 67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다. 앞서 비비고 만두는 2018년 해외 매출 비중 55.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지른 이후 꾸준히 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생산본부 산하에 신설된 ‘글로벌만두기술센터’에서 그동안 쌓은 기술로 비비고만의 설비와 표준패키지를 만들고 이를 해외 생산기지에 이식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고추장 같은 장류, 김, 한식 치킨 등을 눈여겨보며 차세대 K푸드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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