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성장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내년에는 더 치열해진다. 이용자들은 새로운 OTT 서비스에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자 중 유료 이용 경험률은 14.9%에 달했다. 이는 2018년 7.7%에서 7.2%P 증가한 것이다. 반면 케이블, 위성, 인터넷TV(IPTV) 등 주문형비디오(VOD) 이용자의 유료결제 경험률은 2019년 19.0%로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이용률을 기록했다.
이미 춘추전국 시대인 국내 OTT 시장에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까지 가세했다. 쿠팡의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는 일단 낮은 요금이 무기다. 쿠팡플레이의 월정액 요금은 넷플릭스, 왓챠 등 기존 OTT 플랫폼보다 최대 3분의 2 이상 저렴한 2900원이다. 넷플릭스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베이식이 9500원, 왓챠 베이식 요금제가 7900원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인 셈이다. 쿠팡플레이는 향후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할 방침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경쟁자인 디즈니플러스도 내년 한국 진출이 확정됐다.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기준으로 대략적인 유추가 가능하다. 현재 미국 디즈니플러스의 월 구독료는 6.99달러다. 다만 내년 3월 26일부터 7.99달러로 1달러 인상되며,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플러스가 포함된 패키지도 월 13.99달러로 역시 1달러 인상된다.
외신은 디즈니플러스의 가격 인상이 넷플릭스가 올해 10월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한 것을 뒤따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IT매체 더버지는 “디즈니플러스의 이번 결정은 넷플릭스가 13달러에서 14달러로 요금을 올린 지 두 달 만에 내려진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를 공언한 만큼 재원 마련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즈니플러스는 향후 몇 년간 마블 시리즈 10편, 스타워즈 시리즈 10편, 디즈니 브랜드(애니메이션, 픽사, 라이브 액션) 15편, 신규 영화 15편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토종 OTT 업체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웨이브는 올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까지 콘텐츠 투자에 3000억 원을 들일 예정이라고 했다. 또 내년 상반기 중으로 웨이브에서만 독점 상영하는 완전한 오리지널을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최근 360억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왓챠 역시 독점 콘텐츠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OTT 사업자별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다수의 OTT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예컨대 마블 시리즈는 디즈니플러스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는 넷플릭스로 시청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명이 한 개의 OTT만 구독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이 세지면서 여러 개의 OTT를 동시에 이용하는 게 보편화할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