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실성 없는 脫원전·脫석탄 전력수급계획

입력 2020-12-28 17:55 수정 2020-12-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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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28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했다. 2020∼2034년의 전력공급 방안으로 지난 15일 세부계획이 제시되고 24일 공청회를 열었다. 2034년까지 석탄발전 30기를 폐지하고, 이 중 24기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대체한다. 원자력발전은 현재 24기에서 17기로 줄인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현재의 4배 가까이로 늘린다. 탈(脫)원전과 탈석탄을 못박고, LNG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크게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2034년 최대전력수요를 102.5GW로, 필요한 신규 설비를 2.8GW로 잡았다. 석탄발전은 2034년까지 가동 후 30년이 되는 30기가 폐지돼 설비용량이 올해 35.8GW에서 29.0GW로 감소한다. LNG발전은 41.3GW에서 59.1GW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신재생발전 설비는 20.1GW에서 77.8GW로 대폭 증가한다. 원전은 신규 건설과 수명연장 금지로 설비용량이 현재 23.3GW에서 2034년 19.4GW로 축소된다.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도 전력공급원에서 제외됐다.

무리한 계획인 데다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전력 공급계획 산출과 수요 예측 자체가 잘못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과도 에너지정책 기조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지금의 4배 규모로 늘린다지만, 막대한 비용부담과 낮은 발전효율이 최대 걸림돌이다. 간헐적이고 소규모 발전만 가능한 태양광이나 풍력의 경제성이 떨어져 발전단가가 치솟고, 설비 증설을 위해서는 광대한 국토와 산림의 파괴가 불가피하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10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계산도 있다.

전력수요 예측도 부실하다. 정부는 전력수요가 2034년까지 연평균 최대 1% 정도 늘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자동차, 빅데이터, 5세대 이동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은 폭발적인 전력수요 증가를 예고한다. 무엇보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석탄발전을 LNG로 대체한다는데, LNG발전 또한 온실가스를 쏟아내기는 마찬가지다. 탄소중립 비전과 따로 노는 전력수급 계획이다.

말도 안 되는 탈원전에 대한 고집에서 모든 모순과 오류가 빚어지고 있다. 경제성이 뛰어나면서 안전하고, 발전효율이 가장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을 배제한 채 억지로 전력수급 계획을 꿰맞추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과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한국 경제의 근간과 산업기반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탈원전 정책의 수정을 전제로 장기적 전력수급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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