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GM(제너럴모터스) 공장 인수 절차를 끝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확보해 현지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 법인의 현지 GM 공장 인수는 지난달 초 완료됐다. GM이 200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설립한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간 10만대 규모다. 현지 경기 침체로 판매가 부진해지자 GM은 2015년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2018년 하반기부터 이 공장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7월 러시아연방반독점청(FAS)에 인수 신청서를 제출했다. FAS는 8월에 현대차가 GM 공장 지분 94.83%를 매입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러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해 현지 점유율 1위에 오를 계획이다. 올해 1~11월을 기준으로 이미 기아차(13.5%)는 현지 점유율 2위, 현대차(11%)는 3위를 기록하며 1위인 현지 업체 아브토바즈(38.6%)를 바짝 뒤쫓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현지 전략형 소형 세단 솔라리스(엑센트), 중형 SUV 크레타를 생산해 러시아 시장과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기아차의 소형 세단 리오(프라이드)도 함께 생산한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6년 130만대 수준이던 러시아의 신차 판매량은 2017년 159만대, 2018년 180만대, 지난해 176만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2.5대에 불과하고 인구도 1억5000만 명에 달해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
현지에 진출한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엔진공장을 짓고 있다. 약 4만 평 규모의 부지에 지어지는 이 공장은 내년 10월부터 연 24만대 규모의 승용차 엔진을 생산할 계획이다.
알렉세이 칼리체프(Alexey Kalitsev) 현대차 러시아법인 사업총괄은 “이번에 인수한 GM 공장은 현대차 러시아법인의 두 번째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일정을 공개하기엔 이르지만, 최대의 생산성을 이끌 시나리오를 연구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