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F1(포뮬러원)과 쌍벽을 이루는 모터스포츠 대회 '2020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한국팀 최초로 정상에 오른 현대차는 다시 한번 종합우승을 거머쥐며 모터스포츠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는 3~6일 이탈리아 몬자(Monza)에서 열린 2020 WRC 최종전에서 제조사 부문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 지었다. 같은 제조사가 2년 연속으로 WRC 우승을 차지한 건 2016년 폭스바겐 이후 4년 만이다.
2020 WR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3월 멕시코에서 열린 3차 대회를 끝으로 약 6개월간 경기가 중단됐다가 9월 에스토니아 랠리부터 남은 일정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올해 계획된 14개 라운드 중 절반에 해당하는 7라운드만 치러졌다.
현대차는 7개 라운드 중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WRC 시즌을 제조사 부문 종합우승으로 장식했다. 코로나19로 랠리가 중단되기 이전 선두 토요타와 21점까지 점수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대회 중단 기간 체계적으로 시즌 후반부를 대비했다. 그 결과, 대회가 재개된 뒤 선두를 탈환했고 총 241점을 거뒀다. 2위 토요타와의 차이는 5점이다.
출전 선수 중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차지하는 드라이버 종합우승과는 달리 제조사 종합우승은 매 경기 팀에서 상위 2명의 점수를 누적 합산해 결정하기 때문에 선수의 실력뿐만 아니라 출전하는 랠리카의 성능과 내구성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달성할 수 있다.
현대차는 i20 WRC 머신의 성능에 힘입어 소속 선수 오트 타낙(Ott Tänak),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다니 소르도(Dani Sordo)가 각각 1승씩을 거뒀고, 올 시즌 전반적으로 고른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현대차는 2014년 WRC에 재도전한 첫해 제조사 부문 4위로 쉽지 않은 출발을 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 3위를 기록한 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준우승을, 2019년에는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WRC 제조사 부문 2연패를 달성한 현대차는 내년 제조사 부문과 함께 드라이버 부문에서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는 통합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현대차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가장 험난했던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N브랜드 특유의 도전적 기풍을 발휘한 결과 챔피언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모터스포츠 무대는 현대차의 잠재력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인 만큼 WRC에서 얻은 성과를 밑거름 삼아 지속해서 고객들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