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형 지주회사 SK㈜가 혁신 신약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와 면역∙신경질환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SK㈜는 미국의 혁신 바이오 기업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억 달러(약 2200억 원)를 투자해 로이반트와 함께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SK㈜가 최초다.
질병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 것으로 신약 개발 기술의 ‘게임체인저’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존약 대비 월등한 효능을 자랑하고 내성 문제도 없어 상업화에 성공 시 기존 난치병의 치료 수준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반트는 AI∙DT 플랫폼과 임상개발 전문가 그룹 등을 활용, 10년 이상 소요되는 기존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수많은 단백질에 대한 방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연구를 위한 AI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로이반트는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AI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SK㈜와 로이반트는 현재 항암과 면역∙신경계 질환 중심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으며, 이 중 항암 분해 신약은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이 검증돼 내년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 등으로 시장 잠재력이 높아 글로벌 제약사들도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세대 선도 기업들은 임상 진입 전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아비나스, 카이메라, C4, 누릭스 등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조7000억 원에 달한다. 화이자, 바이엘, 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SK㈜는 기존 바이오 제약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로이반트가 전문성을 결합해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중추신경계 신약 전문기업인 SK바이오팜과 시너지를 통해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상업화 이후에는 미국, 유럽, 한국에 생산 기반을 갖춘 원료의약품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동현 SK㈜ 사장은 “SK와 로이반트가 함께 구축하고 있는 단백질 분해 신약 플랫폼은 AI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과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로이반트의 비벡 라마스와미 사장은 “SK㈜와 장기적인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파트너십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SK㈜는 고성장 바이오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