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서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채점 결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 영역별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3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 등을 고려해 애초 수학 가형을 빼면 전반적으로 다소 쉬운 시험으로 분석했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1교시 국어 영역에서 수험생들이 고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1교시 국어영역은 전년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올해는 신유형과 고난도 유형의 문제 비중이 높지 않아 수험생 체감 난도는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채점 결과를 기반으로 입시업체들이 분석한 결과 국어영역 1등급 합격선 예상치는 유웨이·메가스터디·이투스는 87점, 종로학원은 89점이었다. 91점이던 작년보다 2∼4점 떨어진 것으로, 지난해보다 시험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입시업체들은 문제 자체는 어렵게 출제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시험 환경 변화 등으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까다로운 문제로는 '3D 합성 영상의 생성과 출력'을 소재로 한 기술지문을 읽고 추론해야 하는 36번 문제와 보기를 분석한 뒤 고전 시가와 수필 복합 지문에 나타난 화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40번 문제가 주로 거론됐다.
2교시 수학 영역에서는 자연 계열 학생들이 주로 보는 가형이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려워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형의 경우 중위권 학생의 체감 난도가 특히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은 "수학 가형은 킬러 문항의 난도를 낮춰 외형상으로 쉬울 수 있지만, 킬러 문항 이외에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있어 상위권과 중위권 간에 체감 난이도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 문제인 주관식 30번 문항이 특히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각함수와 다항함수, 합성함수의 극대, 극소, 최대, 최소를 모두 파악해야 문제 풀이가 가능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는 작년 수능이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쉽지만 중위권과 상위권을 가를 수 있는 변별력은 갖췄다는 평이 나왔다.
입시업체는 1등급 비율이 지난해 수능(7.4%)보다 늘어나 8% 안팎에서 형성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영어 영역의 EBS 연계율은 73.3%로 다른 영역보다 높은 편이고 지문이 그대로 나온 직접연계 문항도 7개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뇌과학 관련 지문이 출제된 33번, 빈칸을 추론하는 34번 문항이 꼽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출제본부는 4교시 한국사 영역에 대해 "한국사에 대한 기본소양을 갖췄는지 평가하기 위해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사회탐구 영역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했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이나 교과서, 이와 연계된 일상생활적 내용, 시사적 내용을 문항의 소재로 활용했다.
과학탐구영역은 각 과목에서 다루는 주요 개념을 고루 평가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 특히 과학적 상황과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해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들을 주로 출제했다.
한편, 올해 수능에는 49만3433명이 지원해 수능 제도가 도입된 1994학년도 이후 가장 적었다. 1교시 국어영역 기준으로 보면 49만992명이 지원해 42만6344명이 실제 시험을 봤다. 결시율은 13.17%로 역대 최고다.
수능 결시율 상승으로 1등급을 받는 인원이 줄어 수시모집 수능 최저등급을 확보해야 하는 수험생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7일까지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을 받고 14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이달 23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