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주택 매매건수가 꾸준한데다, 최근 전세값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추석 연휴라는 계절적 요인에다, 빅히트 공모주 청약을 위한 증거금 납부를 위해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하면서 기타대출도 늘었다. 이같은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기업대출 역시 5개월만에, 10월 기준으로는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10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기와 개인사업자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에서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6조8000억원 늘어난 709조4000억원을 보였다. 이 역시 2월(7조8000억원) 이래 최대 증가폭이며, 10월 기준으로는 2015년(6조9000억원)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8월(6조1000억원) 이래 석달째 6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주택매매거래가 여전한데다, 전세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세값이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기존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9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2000호로 전월대비 2000호 늘었다. 반면, 전국 전세거래량은 3만호로 전월대비 1만호가 감소했다. 전세거래량은 최근 고점인 7월(5만2000호)과 비교해서는 2만2000호가 줄어든 것이다.
기타대출은 3조8000억원 늘어난 258조2000억원을 보였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던 8월(5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며, 10월 기준으로는 2018년(4조2000억원) 이래 최대 증가세다.
주택 전세자금 관련 대출 일부가 신용대출로 이뤄진데다, 월초에 있었던 추석 연휴기간 소비자금을 결제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빅히트 공모주 청약을 위한 증거금 납부도 영향을 미쳤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8월과 10월, 11월은 계절적으로도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하는 달이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도 상당폭 증가했다. 전세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세값 상승분을 확보하려는 대출 수요가 있었고, 은행에서도 관련 대출을 꾸준히 취급했기 때문”이라며 “가계대출이 올 들어 역대급으로 증가하고 있다. 11월도 계절적으로 증가하는 달이라 유심히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기업은 177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늘어 석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분기말 일시상환했던 대출을 재취급한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8조2000억원 증가한 79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2009년 통계집계 이래 역대 최대증가세다. 중기 대출중 개인사업자는 4조3000억원 늘어난 380조2000억원을 보였다.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과 함께, 부가가치세 납부관련 자금수요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윤 과장은 “법인과 개인사업자들에서 운전자금 수요가 꾸준했다. 정부와 금융권의 코로나 관련 소상공인 2차 지원 프로그램 한도가 확대되고 대상요건이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