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갤럭시Z폴드2를 비롯한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시장 성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각기 다른 전략을 펴고 있다.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 폴드 시리즈로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는 폴더블 라인업을 확대하며 1위 자리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고, 중국 제조사들은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10일 관련 업계와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340만 대에서 2024년 연평균 111.6% 성장한 672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시장 개화속도는 예상치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출시된 폴더블 스마트폰 총 5개 제품(갤럭시Z폴드2, 서피스듀오, Mate Xs, 갤럭시Z플립, 레이저 5G) 중 갤럭시Z폴드와 Z플립을 제외하면 흥행에 실패한 만큼 대중화 단계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박형우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전망치는 300만 대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출하량도 1000만 대 초반의 기존 전망치 대비 낮은 800만 대로 예상되고, 본격적인 시장 개화 시점은 2021년 연말”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우상향으로 성장하는 방향성은 분명하다는 분석은 공통으로 나온다.
소비자 스펙트럼이 저가와 프리미엄으로 뚜렷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공통으로 ASP(평균 판매 가격) 방어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기존 플래그십과 중저가 라인업 도식 구도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아야 하는 시점을 맞은 것이다.
갤럭시Z폴드와 Z플립을 연이어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은 삼성전자는 선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두 번 접을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S펜’, 팝업 카메라 등을 탑재한 폴드 시리즈와 관련한 특허를 취득했고,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초박막강화유리(UTG) 원천 기술을 가진 도우인시스에 5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애플의 경우 수년 전부터 폴더블 특허를 내면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시장 진입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OLED, 5G 등 스마트폰 시장 전환기마다 취했던 태도와 비슷하다.
올해 들어서도 주름 없이 화면 접기, 흠집 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스스로 복구하는 기술과 관련한 특허가 공개되는 등 폴더블폰 신제품 개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트X·Xs를 통해 도전장을 내민 화웨이의 경우 올해 하반기 2세대 폴더블폰 메이트X2 출시가 예정돼 있었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칩셋을 공수한다 하더라도 구글 OS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성적도 장담할 수 없다.
화웨이 빈자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샤오미는 지난달 안쪽으로 접을 수있는 인폴딩 방식의 스마트폰 특허를 중국 지식재산권국에 등록했다. 갤럭시Z폴드 시리즈의 디자인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이외에도 오포, TCL, 레노보, ZTE 등의 제조사도 각종 폴더블 특허를 출원하며 폴더블 개발 전선에 뛰어든 상태다.
권세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체들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마다의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저마다 진행해온 투자, 특허 취득 등 연구 개발 역량과 타임라인 및 전략에 맞춰 다양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