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소식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이 미국시장 베팅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 의지를 밝혔음에도 시장은 코앞에 닥친 악재보다 '바이든 시대'에 거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6일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북미 주식형 펀드(50개)에 최근 일주일간 424억 원이 몰렸다. 1개월간 설정액 증가분(1070억 원) 중 절반가량이 한 주 만에 집중된 셈이다.
특히, 대선 직후인 지난 5~6일 각각 214억 원, 59억 원이 몰리면서 강세를 입증했다. 시장 예측대로 바이든 당선인이 승기를 잡자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모두 급등했다"며 "이는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각 주별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검표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기에 결과가 뒤집힐 확률 역시 낮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도 미국 시장의 강세가 뚜렷하다. 중국 주식형 펀드(총 181개ㆍ설정액 약 5조1500억 원)는 최근 일주일 새 96억 원이 늘기도 했지만 1개월로 기간을 늘리면 296억 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난다. 1조5000억 원 규모인 베트남 주식형 펀드(총 22개)는 한 주 새 116억 원, 한 달 기준으로는 263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인도 펀드(24개) 역시 각각 13억 원, 162억 원이 유출됐다.
바이든 수혜 산업으로 꼽히는 친환경 섹터에도 시장 이목이 쏠린다. 실제 천연가스 등이 포함된 천연자원펀드(총 28개)는 일주일 새 1938억 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녹색성장펀드(총 21개) 역시 64억 원이 유입되면서 '바이든 시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률도 시장 기대감을 반영하는 분위기다. 천연자원펀드 수익률은 지난 6개월간 43.09%로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3개월 기준 -8.03%를 기록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대선 이후인 지난 6일 수익률은 1.83%를 나타내면서 최근 1주일 새 수익률(4.09%)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도 "대선 후 미국 시장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재정정책 모멘텀을 바탕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