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료기기 사업이 이달부터 강동에 새 둥지를 튼다. 판교에 있던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가 함께 사옥을 이전, 연구개발(R&D) 시너지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가전(CE) 부문 의료기기 사업부는 9일부터 서울 강동구에 있는 이스트센트럴센터로 함께 이전한다.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이사를 시작해, 이달 중순부터는 새로운 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사옥 이전은 삼성메디슨 직원 600여 명과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직원 350여 명이 서울 대치와 경기 수원에서 경기도 판교 사업장으로 이전해온 지 약 2년 반 만이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판교 사옥 임대 계약이 끝난 데 따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강동 이스트센트럴타워를 신사옥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1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입주할 수 있는 규모의 사무실을 서울 근교에서 찾기 쉽지 않았지만, 공실을 찾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트센트럴타워에는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우종합건축사무소를 비롯, 해마로푸드와 휠라 등의 기업이 입주해있다.
다만 판교로 동시에 둥지를 틀면서 구축한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협업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 판교 사옥에 입주한 의료기기 사업부 직원들은 주로 의료영상 개발그룹 인력들인데, 초음파 진단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메디슨과 협업 횟수가 잦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중 삼성메디슨과 협업 필요도가 떨어지는 일부 부서는 아직 수원 사업장에 남아있는 상태다.
판교 이전 당시 별도 조직으로 독립했던 의료기기 사업부가 올해 하반기 다시 가전사업부 내 조직으로 편입되며 협업 약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삼성전자 측은 "효율화를 위한 직제 개편일 뿐 협업 유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는 강동 체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극복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이 힘든 상황에서 각종 온라인 학회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이는 등 '온택트'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인공지능(AI)와 연계할 수 있는 의료기기 분야는 여전히 핵심 관심사다. 이날 진행된 '삼성 AI 2020 포럼'에서 승현준 삼성리서치 사장은 차기 AI 사업 중 한 가지로 '헬스케어'를 언급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