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 30일 결산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제의 방역과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경호팀 용역, 이런 것들을 위해서 혼신의 열정을 쏟아준 영화의전당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전 세계 모든 영화인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식과 폐막식을 비롯해 레드카펫, 리셉션 및 야외무대인사 등 오프라인 행사를 없애거나 축소했다. 올해 초청작은 68개국 192편으로 예년보다 100여편 줄어든 규모였다. 한 편당 1회씩 극장에서 상영했다.
관객과 시민들의 안전한 출입통제를 위해 오픈형 건물인 영화의전당 건물 외관을 모두 통제하고 8개의 게이트만 운영했다. 각 게이트에서는 철저한 발열체크, 손 소독, 전자출입명부(QR) 등을 진행했다. 관객들의 동선을 체크하기 위한 CCTV도 운영했다. 티켓 예매 및 입장은 모바일 티켓으로만 운영했고, 상영관 내에서는 유효 좌석 수의 25%만 운영하는 등 상영관 안팎에서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오프라인 총관객 수는 1만8311명(유효 좌석 수 1만9909석)으로 좌석점유율은 92%였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지난 24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 평균 관객이 18만여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비대면 코로나 시대의 특성을 감안할 때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한 행사로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러운 수치가 아니다"라고 자평했다.
올해는 2020 아시아필름어워즈,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시상식 역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중요했던 행사로는 관객과의 대화(GV)가 꼽힌다. 줌 형식의 온라인 GV는 90회, 국내 영화인이 직접 참여한 현장 GV는 45회 이뤄졌다. 한국 영화 GV는 100% 국내 게스트 참석으로 적극적인 참여도를 보였다. 부산에 참석하지 못한 해외 게스트는 온라인으로 현지와 연결해 관객과 만났다. 윤성현 감독 '사냥의 시간' GV는 유튜브 생중계돼 현장에 오지 못한 관객들도 볼 수 있었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최종 좌석 점유율이 90%"라며 "관객들이 영화에 목말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청된 감독님들이 영화제를 해서 극장에서 관객들과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기도 하고, 감격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영화제가 그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실이 영화제 준비하는 입장에서 굉장한 응원이고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화제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안전한 영화제를 무사히 치러낸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다행스럽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가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한다고 하더라도 방역에 대한 문제는 천운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진심으로 절박한 심정 속 영화제를 준비했고, 치렀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영화 제작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흔들리는 시기인데 수급의 문제가 있다"며 "그걸 개발하고 발굴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상영을 끝으로 열흘간의 행사를 마무리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