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먹거리는 ‘먹거리 혁명’...푸드산업으로 몰리는 VC

입력 2020-10-05 15:35 수정 2020-10-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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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기후 변화 영향으로 육류 소비 대신 대체육 각광
임파서블푸드, 기업 가치 4조6500억 원
비욘드미트 올해 들어 주가 120% 폭등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과 보건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혁명을 일으킨 중대한 분기점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양한 혁명의 물결이 밀려오는 가운데, 대체육을 포함한 식품 산업이 차세대 혁명 주자로 떠오르면서 벤처캐피털들의 새로운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벤처캐피털의 선택을 받은 대표적인 업체는 대체육 제조업체 임파서블푸드다. 임파서블푸드는 현재 버거킹과 스타벅스에 식물 유래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다. 코슬라벤처스의 파트너 사미르 카울이 2011년 임파서블푸드 설립 당시 거액을 투자한 뒤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40억 달러(약 4조6500억 원)를 돌파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월과 8월에는 각각 5억 달러와 2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임파서블푸드의 자금 조달 액수는 15억 달러에 달한다.

임파서블푸드의 경쟁사인 비욘드미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5배나 불린 비욘드미트는 현재 시가총액이 96억 달러에 이른다.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119.89% 폭등했다. JP모건체이스는 비욘드미트의 주가가 다소 거품이 끼어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비욘드미트의 성장 기회가 충분하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식물성 대체육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꼽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는 축산업에서 나온다.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13%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는 육류 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면서 대체육 시장 성장의 발판이 됐다. 6월 미주리대학 식품농업정책연구소의 조사 결과 미국인의 1인당 육류소비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가공 비용의 증가와 소득 감소의 영향도 있었지만, 대량 도축·가공 시스템이 각종 인수공통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육류 소비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고기를 먹고 싶지만,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체육으로 몰리고 있다.

대체육 산업의 성장은 벤처캐피털이 식품 부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장조사기관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2027년까지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연간 15.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 역시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1000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체육을 포함한 생명공학 식품 분야에 흘러 들어가는 투자금도 만만치 않다. 올해 1~6월 생명공학 식품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18억 달러로, 작년 한 해 투자액보다 많다. 지난해 투자 건수가 104건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6월까지 집계된 투자 건수는 55건에 불과해 투자금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식품과 농업 분야는 관련 스타트업 수가 늘면서 근 10년 사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빌더스벤처캐피털 창업자 짐 킴은 “예전에는 한 해에 식품·농업 관련 투자처 한두 곳만 발견해도 운이 좋다고 했지만, 이제는 한 해에 300곳 이상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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