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결제업체 넥시(Nexi)와 시아(Sia)가 2년에 걸친 합병 협상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양측은 이날 오후 주식교환 방식으로 이뤄지는 합병을 승인한 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시가총액 150억 유로(약 20조4500억 원) 규모의 핀테크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넥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상장 기록을 쓴 회사로 시총이 106억 유로에 달한다. 시아는 42억 유로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회사는 이탈리아 시총 기준 상위 10위 안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결제 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금 사용이 줄고 온라인 쇼핑이 급증한 환경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매출만 18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합병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예정인 파올로 베르톨루치 넥시 CEO는 “기술과 혁신에 있어 넥시와 시아가 가진 역량의 결합은 최고 강점이 될 것”이라면서 “모든 협력사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유럽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에 유럽 결제 서비스 업계 내에서도 ‘규모의 경제’ 필요성이 확산하면서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넥시와 시아 합병도 지배구조 등 이견으로 협상이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2월 프랑스 결제업체 월드라인이 인제니코를 78억 유로에 인수한 이후 급물살을 탔다. 앞으로 넥시와 시아의 합병 회사가 시장점유율을 두고 결제업계 최대 강자로 부상한 월드라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