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잠정 집계된 교통사고 사망자는 198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1% 줄었지만,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11.4%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둔화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는 2000년만 해도 1만 명이 넘어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그러다 2008년 5000명대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10년 만인 2018년에는 3000명대까지 줄여 지난해 3349명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자살·산업재해·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최근 2년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20% 수준으로 줄어들자 이를 최대 성과로 꼽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강화되고 감염 우려 등으로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 이용이 늘면서 통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로 배달이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1월~6월)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도 2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나 늘었고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올 상반기(1월~5월)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도 16.4%나 급증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국토부가 전망한 2800명대 교통사고 사망자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8월까지 매달 250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어 산술적으로는 3000명대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통행량이 급증하는 추석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 점은 국토부로서 최악의 상황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번 추석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대수는 하루 평균 459만 대로 예측했다. 또 불가피하게 이동할 경우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겠다는 국민이 최근 5년간 평균 84.4%에서 91.4%로 크게 늘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8월까지 147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7.6%가 늘어난 수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1일 행정안전부,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3개 민자고속도로 법인대표, 한국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및 화물자동차연합회 등 10개 교통안전 관계기관을 모두 불러 교통사고 사망자 감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