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집단 시설 기피와 재난지원금 지원에 따른 역풍은 사라졌다. 태풍에 장마에 코로나 재확산은 소비자들의 ‘집콕’으로 이어지며 이마트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추석 귀향 자제로 선물로 명절비용을 대신하는 분위기는 역대급 명절 실적도 예고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마트의 총매출은 1조23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세부적으로 대형마트는 8884억 원의 매출로 1.9% 감소한 반며 창고형 할인사업 매출은 2334억 원으로 20.1% 치솟았다. 전문점도 1022억 원으로 13.7% 신장했다. 다만, 기타는 157억 원으로 16.9% 주춤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한 8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의 총매출은 1조3988억 원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3.7% 올랐다. 코로나가 장기화에 접어든 4월(9.2%) 이후 최고 오름폭이다. 지난해 추석이 9월 중순에 위치해 선물 판매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이란 평가다.
세부적으로 할인점은 1.3% 줄어든 1조106억 원을 기록했지만, 트레이더스 매출은 2648억 원으로 26% 급등했다. 전문점은 +14.1%, 기타는 -22.6%로 집계됐다.
3분기 들어 이마트의 매출 회복세가 역력한 모습이다. 이 업체는 지난 2월 코로나가 우리나라를 덮치면서 다중집객시설에 대한 기피로 매출이 3.6% 떨어지며 직격탄을 입었고, 5월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지원금 대상에 빠지며 식자재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쏠린 고객들에 0.2%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6월부터 이어진 역대급 장마와 태풍은 이마트에 호재로 작용했다. 6월 초부터 제주에서 시작한 장마는 7월 말이나 되서야 종료됐고, 이어 8월 초부터는 5호 태풍 ‘장미’와 8호 ‘바비’, 9호 ‘마이삭’까지 잇달아 한반도를 강타했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식품 등의 장기저정목적 소비가 늘었다는 애기다.
9월 들어서는 추석 명절 선물 세트 분위기 호조도 반갑다. 코로나19 여파에 추석 부모님이나 고마운 분들을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 귀성 여비가 절약되며 선물 판매에 소비자가 쏠리고 있다. 실제 이마트의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선물세트 사전 예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 늘었다.
프리미엄급 선물이 늘었다는 점은 더욱 긍정적이다. 사전예판 기간 20만 원 이상 한우 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28.4%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매출 비중도 작년보다 2%P(포인트) 오른 69%를 차지했다. 올해는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조정된 만큼 본판매에서는 고가 선물 세트 수요가 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벌업체의 잇단 폐점에 따른 반사익도 기대된다. 롯데마트는 올 한해에만 16곳 내외의 점포를 없애기로 했다. 빅마켓 킨텍스점과 롯데마트 천안점, 의정부점, 천안아산점, 빅마켓 신영통점, 부산 금정점, 서현점 등에 이어 서울에서도 구로점과 빅마켓 도봉점은 11월 까지만 영업하기로 했다.
특히 빅마켓 도봉점은 이마트의 서울 내 유일한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월계점과 불과 4.5㎞ 떨어졌다. 홈플러스가 폐점하기로 한 안산점에서도 4㎞ 거리에 이마트 고잔점이 위치했다. 반면 이마트는 지난달 신촌점에 이어 내달 안성 스타필드에 트레이더스 점포를 오픈하며 덩치를 불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라 집밥 문화가 고착되며 식품을 주로 파는 대형마트에 소비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이마트는 경쟁업체의 반사익도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