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가격이 14.2% 상승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실제 상승폭은 50%에 달한다는 반론이 또 제기됐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발표한 '법원 등기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부동산 거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7년 5월~2020년 5월) 법원 등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의 1㎡당 거래 가격은 약 28% 상승했다.
정부가 인용한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으로는 45.5% 상승했다. 실거래 평균 가격(39.1%)과 실거래 중위 가격(38.7%) 역시 크게 상승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감정원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발표하며 밝힌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14.2%) 보다 훨씬 높다.
연구소는 "감정원의 여러 통계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낮은 통계를 인용한 것"이라며 "매매가격지수는 표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서 실제 시장 가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수요자의 관심도가 높은 주요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을 분석하기 위해 서울 각 구별 대단지 아파트 중 인터넷 검색량이 가장 많은 아파트의 실거래가 변화를 확인했는데, 그 결과 지난 3년간 대부분 50%~80% 상승했다.
25개구 가운데 21개구 아파트에서 3년 가격 상승률이 50% 이상이었다. 대표 아파트 단지의 가격 상승률이 80%가 넘는 구도 3곳(강동·광진·마포) 있었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일부 주택가격지수가 실제 부동산 시장의 체감가격과 격차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연구소는 "모집단에 대한 표본의 대표성 확보는 물론 조사 단계에서 시장 현실을 반영한 시세 데이터가 정확하게 수집되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