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처럼 하루 재밌게 놀면 됩니다. 파티룸과 주류까지 포함해 10만 원 정도 내면 돼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클럽 등 유흥업소는 물론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출입이 제한되자 20~30대 젊은층들이 호텔(파티룸)로 몰리고 있다. 서울시가 밀집지인 한강 공원을 통제하자 파티룸에 대한 선호도는 더 커졌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또 다른 집단 감염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이른바 '파티룸 조각 멤버'를 모집하는 글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인터넷상에서 '조각'은 값비싼 클럽 테이블 비용을 모르는 사람끼리 비용을 나눈다는 의미로 쓰인다.
9일 '파티 조각 모집방'에 직접 들어가 보니 방장인 A 씨가 비용 안내와 함께 "클럽에서 노는 것처럼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하루 재밌게 노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2시간가량 참여자를 모집한 뒤 퇴장했다.
파티룸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유명 숙박플랫폼 관계자는 "7월 26일~8월 15일 기간에 비해 8월 16일부터 이달 5일까지 파티룸 검색량이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출입 통제가 많아지자 젊은층이 유흥을 즐기기 위한 대체지로 파티룸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호텔이나 모텔 파티룸은 일반 객실보다 숙박비가 비싸다. 서울 주요 호텔 등의 파티룸은 하룻밤에 최소 15만 원부터 60만 원을 훌쩍 넘는 곳도 있다. 10명 안팎을 수용할 수 있어 보통 지인들과 함께 비용을 분담해 생일 등 특별한 날 시간을 보낼 때 찾는 공간이다.
이달 말까지 예약이 마감된 파티룸도 많다. 시설이 잘 정돈된 모텔은 예약이 꽉 찼고 가격대가 높은 호텔 상당수도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인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계획했던 20대 직장인 B 씨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파티룸을 알아봤는데 이미 예약이 마감된 곳이 많아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숙박업소 종사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예약 건수나 문의가 30% 이상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파티룸은 밀폐된 공간에 10명 이상이 모이는 만큼 코로나19 예방에 취약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2.5 단계는 '모여서 말하지 말고, 먹지 말아라'는 메시지"라며 "특정 장소가 영업제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방문해 시간을 보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방역 풍선효과'를 인지하고 있지만 영업 제한 등 고강도 행정명령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숙박업 본질에 벗어난 서비스 제공에 대한 단속을 통해 모임 유인을 차단할 계획이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숙박업소에서 주류 판매나 게임 제공이 이뤄지는지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대한숙박업중앙회와 함께 방역 수칙이 준수되도록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편하겠지만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