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대출 규제 기준을 KB부동산 시세에서 한국감정원 시세 중심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과 관련한 근거 법은 연내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서 시세 9억 원 초과 주택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KB 시세와 감정원 시세 중 높은 가격을 판단기준으로 쓴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집값 상승률을 발표할 때는 가격이 낮은 감정원 통계만 인용해 모순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 장관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출 규제와 관련해 “그때그때 기준이 다르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니 앞으로 감정원 시세 중심으로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이 많아지면 그게 시세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집값 상승률을 감정원 통계만 인용하는 이유로는 “과거 KB 통계를 사용했지만 KB 통계가 호가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2013년부터 감정원 통계로 바꿨다”면서 “KB 통계는 중개사들이 입력하는 호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감정원 통계는 실거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 의사도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시장 거래 관련법을 고쳐서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맡아서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부처 간 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를 넘는 만큼 국민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규제하기에 법적으로 미비한 상태다. 올해 (부동산 감독기구 관련) 법안이 만들어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편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개편안에 대한) 고민을 해보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행 수수료가 높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과거에도 논란이 많이 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제도 개선을 하게 되면 국회에서 많이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최근 시장에서 갭투자(전세 끼고 집 사는 것)가 줄어들고 있고, 법인 등이 가진 물건이 매매로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과 다주택자 등이 보유한 주택 매물이 많이 거래됐는데 이 물건을 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자금을 마련)해 받아주는 양상”이라면서 “법인 등이 내놓은 것을 30대가 영끌해서 샀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