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엠모바일은 KT가 알뜰폰 사업 확장을 위해 2015년 4월 자본금 1000억 원을 들여 설립한 회사다. 설립 한 달 뒤인 5월 KT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으며 케이티스로부터 알뜰폰 관련 사업의 영업권 등을 128억 원에 양수했다.
회사는 설립 첫해부터 대규모 적자를 비롯해 작년까지 단 한 차례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KT엠모바일은 2015년 매출 424억 원에 376억 원의 영업손실과 36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자본총계가 반토막 나자 KT는 2016년 1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긴급 수혈했다.
KT엠모바일은 사업 확장세에 속도를 더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가입자는 2015년 말 29만2000명에서 △2016년 49만4000명 △2017년 66만3000명 △2018년 72만4000명으로 급증했다. 그에 따라 적자 규모 역시 갈수록 커졌다. 2016~2018년 매출은 1120억 원, 1576억 원, 1723억 원으로 성장했다. 그에 반해 영업손실은 2016년 415억 원, 2017년 408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발생의 주요인은 과도한 마케팅비 집행이었다. 회사가 지출한 판관비의 절반 이상을 판매수수료와 판매촉진비가 차지했다. 여기에 광고비도 2015년 12억 원에서 갈수록 늘어 작년에는 35억 원을 사용했다. 다만 2018년 가입자 수가 70만 명을 넘어서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영업손실이 125억 원으로 감소했고 작년(가입자 73만8900명)에는 81억 원으로 더 줄었다. 매출원가율로 보면 사업 초기인 2015년에는 85.9%였으나 2018~2019년에는 절반 수준인 40%대로 낮아졌다.
다만 그간 누적된 순손실로 회사는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KT엠모바일이 지난 5년간 기록한 누적 순손실만 1312억 원에 달한다. KT의 출자금 2000억 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다. 그럼에도 작년 말 기준 회사의 자본총계가 1000억 원을 웃도는 것은 2018년 회계정책변경 누적 효과로 결손금 489억 원 줄어든 것에 기인한다.
납입 자본금의 절반가량이 잠식됐음에도 부채비율이 낮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KT엠모바일의 부채비율이 30%를 넘긴 것은 2018년 단 한 번뿐이며 대체로 20% 안팎 수준에서 관리됐다. 회사는 대외 차입이 거의 없다. 부채 대부분은 매입채무가 차지한다. 영업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임에도 이러한 무차입 경영이 가능한 것은 신인도와 자본 수혈 능력이 우수한 KT를 모기업으로 둔 효과로 풀이된다.
한편 KT엠모바일은 3월부터 최대 100GB 데이터를 더 제공하는 ‘데이득(데이터+이득) 프로모션’을 비롯해 최근에는 ‘월 7000원에 통화ㆍ문자 무제한’ 등의 요금제를 잇달아 개편하는 등 공격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뜰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입 예고 등의 암초를 만나 실적 턴어라운드 지연 등이 우려된다. KT엠모바일은 올 상반기 매출 399억 원에 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