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송에 대한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6909억 원, 영업이익 148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지만, 매출은 44% 감소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로 사람들이 여행을 기피하게 되면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일본 대형 항공사인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은 2분기 나란히 1조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화물시장에 대한 조 회장의 안목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이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조원태 총괄부사장은 반등의 기회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믿고 화물사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 축소 폭을 줄이자고 경영진들을 설득했다.
이 같은 판단으로 유지된 대한항공의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해진 항공화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전략도 조 회장의 아이디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6% 늘어난 1조2259억 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운항이 급감해 벨리(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워졌지만, 철저한 정비 및 점검으로 전년 동기 대비 화물기 가동률을 22% 늘려 공급은 오히려 1.9% 늘어났다"며 "적극적인 수요 유치 노력을 기반으로 수송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화물 운송에 주목한 에미레이트항공, 루프트한자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35%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대한항공은 하반기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방역물품 및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 및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 추가로 공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여객 수요 반등을 위해서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당사의 방역 노력을 지속해서 알려 항공여행에 대한 고객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