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골드뱅킹 과세 잘못…정부, 신한은행에 30억 원 반납”

입력 2020-08-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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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신한은행)
(사진제공=신한은행)

정부가 ‘골드뱅킹’에 대한 배당소득세를 은행에 부과한 것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손철우 부장판사)는 신한은행이 정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서 “정부가 신한은행에 30억2500만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국제 시세와 환율에 따라 금을 그램(g) 단위로 통장에 기재하고, 나중에 고객들이 인출을 요청하면 출금 당시 금 거래 가격에 해당하는 돈이나 실제 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금융상품이다.

애초 은행은 금 시세가 올라 입금액보다 출금액이 늘어도 ‘금 시세에 따른 매매차익’에 해당해 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시세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물리지 않았다.

이후 기획재정부가 2010년 11월 골드뱅킹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 소득세 징수대상에 해당한다며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과세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신한은행은 고객들로부터 2010년 11월~2015년 10월분까지의 배당소득세 약 101억 원을 원천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했다.

그러나 정부가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 이전인 2009년 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의 시세차익에 대해서도 배당소득세를 추징하자 신한은행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결국, 신한은행은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ㆍ2심은 “골드뱅킹은 금 실물을 거래한 것으로 그 소득은 집합투자기구(펀드)의 이익과 유사성이 없고, 출자지분을 전제로 한 수익 분배의 성격도 없어 과세대상인 배당소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한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2016년 10월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신한은행은 “골드뱅킹 고객들에게 원천징수한 배당소득세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며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정부는 “잘못 납부된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납세의무자인 골드뱅킹 고객들에게 귀속되고, 은행은 원천징수의무자에 불과해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정부가 원천징수세액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했고, 신한은행은 골드뱅킹 고객들에게 원천징수한 배당소득세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며 “정부가 신한은행에 부당하게 이익을 얻은 원천징수세액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천징수세액의 착오나 납부로 발생한 원천징수의무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소멸한다거나 원천납세의무자에게 양도된다고 볼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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