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인구이동이 2개월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이 주된 배경이다.
통계청은 29일 발표한 ‘6월 국내인구이동’에서 지난달 이동자 수가 60만6947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 이동자 중 시도 내 이동자는 67.3%, 시도 간 이동자는 32.7%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시도 내 이동자는 24.6%, 시도 간 이동자는 26.8% 늘었다. 인구이동률(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도 14.4%로 전년 동월보다 2.9%포인트(P) 올랐다.
시·도별로 경기(1만2668명), 충남(1560명), 충북(1094명) 등 5개 시·도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3932명), 인천(-2912명), 부산(-1900명) 등 12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특히 세종은 182명 순유출됐다. 5월에 이어 2개월째 순유출이다. 세종은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이후 줄곧 순유입세를 이어오던 상황이다. 그만큼 최근 순유출은 이례적이다. 세종 인구 순유출의 주된 배경은 공급 부족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작년과 비교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종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5600가구로 지난해(1만1347만 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세도 공급 부족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20.19% 오르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주마다 매매가격 신고가가 경신되면서 주요 거래정보 사이트의 저가매물은 씨가 말랐다.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회수한 탓이다.
과도한 집값 상승은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종은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43.6%(전국 70.4%)에 불과할 만큼, 집값 거품이 심한 지역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기존에 세종시에 인구가 유입됐던 배경 중 하나가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우수한 인프라와 주변 지역에 비해 합리적인 집값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인프라를 고려하더라도 집값이 너무 비싸다. 이전기관 공무원 등이 아니면 굳이 세종시에 거주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전세가도 오르는 추세다. 매매가 상승률에는 못 미치지만, 올 들어서만 12.77% 급등했다. 이는 세종에 거주 중인 실수요자들을 내쫓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 부장은 “인구 통계는 주택 보유자가 아닌 거주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인구가 순유출됐단 건 곧 실수요가 위축됐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