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3주째 반등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03% 올랐다. 이 회사 조사 기준으로 3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부동산114 조사에서 3월부터 두 달가량 하락했으나 5월 말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를 피하려고 싼값에 나왔던 강남 아파트 급매물 거래가 마무리돼가고 있어서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5월 말 상승 반전 이후 추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울 시내 자치구 25곳 중 21곳에서 지난주보다 집값이 올랐다. 노원구(0.16%)와 금천구(0.10%), 관악구(0.08%), 구로구(0.08%)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중ㆍ저가 주택이 많아 정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들이다. 강남권에선 강동구(0.04%)와 송파구(0.03%)에서 전주보다 집값이 올랐고, 강남구와 서초구에선 지난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윤 연구원은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강남권보다는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제한적인 수요가 유입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수도권 풍선효과에 정부 추가 규제 만지작
=경기ㆍ인천 지역에선 서울보다 집값 상승세가 더 뚜렷했다. 신도시 지역은 지난주보다 0.02%, 나머지 지역에선 0.09% 상승했다. 안산시(0.16%)와 인천(0.14%), 남양주시(0.13%) 순으로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 규제를 피해 비규제지역인 이들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풀이한다. 수도권에서 전주보다 아파트값이 떨어진 지역은 과천시와 이천시 두 곳으로, 각각 0.01% 하락했다.
수도권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에서는 규제 강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최근 서울, 수도권 규제 지역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비규제지역의 가격 상승세도 지속 포착돼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 점검 중"이라며 "주택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주저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도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가용 가능한 여러 수단을 갖고 있다"며 "규제지역을 지정할 수도 있고 대출 규제를 강화할 수도 있고 세제에 미비점이 있으면 보완하거나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 지역이 확대되면 안산과 인천 등이 우선 후보로 오를 것이란 게 부동산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참고 기사: '강남 집값 반등'에 화들짝…정부, 추가 규제 만지작>
윤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상승하고 향후 상승 폭을 더 확대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추가 대책 발표 시점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라며 "최근의 상승세는 강남권 고가주택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강남권과 경기, 인천 지역들이 주도하고 있어 조정대상지역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규제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전셋값 상승 장기화에 갭투자 성행 우려
=임대차 시장에선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전셋집을 월세로 돌리는 풍조가 퍼지면서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추진하는 임대차 규제 강화는 이 같은 불안은 더 키우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이 계속돼 매매가와 격차(갭)가 줄어들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가 성행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5% 오르면서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 지역에서도 각각 0.03%, 0.06% 상승했다. 서울에선 강동구(0.20%), 강북구(0.18%), 광진구(0.18%), 경기ㆍ인천지역에선 용인시(0.12%), 의왕시(0.11%), 구리시(0.10%) 순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