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인수전의 예비입찰에 이동 통신 3사가 모두 가세하면서 유료방송시장 인수·합병(M&A) 2차전의 치열한 ‘눈치싸움’을 예고했다.
26일 투자은행(IB)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전날 마감한 현대HCN 매각 예비입찰에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모두 참여했다. 특히 티브로드 인수 이후 추가 M&A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SK텔레콤까지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인수전의 열기를 더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달 초에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다른 사업자에 대한 추가 합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썬 티브로드 합병법인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이후 유로방송 시장은 통신 3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KT와 KT스카이라이프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31.52%,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은 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는 24.17%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 중 한 곳이 업계 5위인 현대HCN을 인수하면 업계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예비입찰 참여와 관련한 통신사 각자의 셈법은 모두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간혹 매각자 측의 재량으로 원매자가 예비입찰을 건너뛰고 본입찰에 참여할 수가 있기는 하지만, 업계 분위기상 그렇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또한 예비입찰에 불참하면 매물에 대한 실사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일단 매물을 좀 더 확인해보자는 차원에서 일단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이통 3사의 본입찰 완주 여부가 이번 인수전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들 통신 3사의 인수전 관련 자문사 선정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KT는 삼정KPMG를 인수 관련 자문사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 업계 관계자는 “자문사 선정하는지, 또 어느 자문사를 택하는지에 따라 인수 의지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면서 “다만 해당 업종을 잘 안다고 판단할 경우 자체 인력으로 인수 희망 기업 실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쟁업체 딜라이브도 매물로 나왔다는 점은 이번 인수전의 변수다. 비슷한 규모의 매물이 잇달아 나오면서 원매자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딜라이브는 5.98%, 현대HCN은 3.95%를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업 업체가 잇달아 매물로 나온다면 원매자들의 선택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면서 “예비 입찰을 통해 실사에 참여하고 자신들에게 어느 매물이 더 적합할지 파악하고 최종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