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의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때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올여름 비빔면(계절면)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이다. 비빔면의 대명사 ‘팔도비빔면’을 앞세운 팔도가 부동의 1위지만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이 새롭게 선보인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어서다.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팔도는 수년째 6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난공불락의 아성을 지켜왔다. 비빔면 시장 규모도 매년 꾸준히 10%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4년 672억 원이었던 비빔면 시장은 2018년 1318억 원으로 2배 커졌다. 지난해 전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113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성장이 확실시된다. 전체 라면 시장이 2013년 2조 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라면 3사로서는 비빔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팔도의 아성을 무너뜨려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팔도비빔면’과 ‘괄또네넴띤’을 앞세운 팔도는 충성고객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전체 비빔면 시장에서 6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팔도비빔면 판매량(봉지면 기준, 괄도네넴띤 제외)은 2017년 9900만 개, 2018년 1억300만 개, 2019년 1억1500만 개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라인업도 강화했다. 팔도는 비빔면에 크림분말스프를 더한 ‘팔도BB크림면(이하 BB크림면)’을 새로 내놨다. 이는 괄도네넴띤(팔도비빔면 매운맛)에 이은 두 번째 확장판으로, 할라피뇨와 홍고추 등을 넣어 맛있는 매운맛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팔도는 이 제품으로 비빔면 브랜드를 ‘여름 계절 상품’이 아닌 연중 즐기는 제품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3월 출시한 ‘진비빔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진비빔면은 출시 50일 만에 15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는데, 이는 2015년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진짬뽕(50일 만에 1000만 개 판매)보다 빠른 속도다. 진비빔면은 태양초의 매운맛에 사과와 타마린드양념소스로 새콤하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한 맛을 더한 제품이다. 진비빔면의 스프는 ‘만능양념스프’로 알려진 ‘진라면 매운맛’의 노하우로 중독성 있는 매운맛과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또, 기존 비빔면의 양이 적어서 아쉽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오뚜기 메밀비빔면(130g) 대비 중량을 20% 늘린 156g으로 만들었다.
삼양식품은 3월 ‘불타는 고추비빔면’에 이어 ‘도전!불닭비빔면’을 연이어 선보이며 비빔면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기본 액상소스와 별도로 ‘도전장 소스’를 더해 액상소스가 2개인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도전! 불닭비빔면’의 기본 액상소스는 불닭 특유의 매운맛에 태양초 고추장, 동치미 진액 등을 첨가해 ‘스코빌 지수 2000’ 수준의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비빔면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강렬한 매운 맛에 도전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스코빌 지수 12000’에 달하는 도전장 소스를 추가 구성해 재미를 더했다. 이 제품은 4월까지 300만 개 판매되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여름 계절면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며 소비자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어 매년 비빔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도전!불닭비빔면, 불타는 고추비빔면, 열무비빔면 등 각기 다른 매력의 3가지 제품을 앞세워 올여름 비빔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