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추경이든 금융완화든 경제주체 살릴 정책 절실"
시장 의존 대신 '강한 정부' 필요…비대면 집중 육성 성장동력으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초기 'U자형'에서 '나이키형'으로 더 암울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키형은 완만한 곡선의 'U자형'보다도 한층 더딘 속도로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성장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예상했고 한국형 뉴딜,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의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초까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백신이 나온다면 점증적으로 회복하는 나이키형 구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하반기 갈수록 수출 경기가 안 좋아지고 해외 수요가 불안해져 회복을 얘기하는 게 곤란한 시기"라며 "회복이 언제 되는 건 얘기하기는 곤란하지만 조심스럽게 나이키형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단하기 어렵다. 확산세를 잡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재확산 위기"라며 "근본적으로 코로나19가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코로나19가 통제된다는 전망 하에 사태가 언제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V자형과 나이키형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침체 확률이 높다며" L자형을 전망해 가장 어둡게 봤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대부분 마이너스를 예상했다. 지만수 연구위원은 "올해 -1.2% 본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은 낙관적"이라며 "퍼센트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교수는 "제로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은 확실하다"며 "다만 기존에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표현했다면 지금 상황에선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조금 더 커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5월 실적 수출이 반 토막 나기 시작해 이제부터 관건"이라며 "2분기 이후 앞으로 얼마나 장기화하느냐에 따라 성장률에 변동이 있다. 2분기는 역성장도 가능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김상봉 교수는 "코로나19 지속기간에 따라 다르다. 성장률 예측할 때 예전엔 기존에 있던 숫자들 가지고 예측을 하면 되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 기간마다 나오는 시점에 따라 성장률이 다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장률 예측이 쉽지 않지만 연말까지 가면 마이너스 1.6%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정민 연구위원은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도 제시했다. 그는 "0.3% 성장할 것으로 본다. IMF 전망은 확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경제활동 자체를 막아버린 유럽 등에 비해 1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한국형 뉴딜정책이 효과를 본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성욱 실장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세계가 좀 바뀐다. 비대면 서비스도 확대될 것이고 디지털도 가속화될 것이고 제일 중요한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도 있다"며 "예전에는 인건비 싼 데로 확장이었다면 지금은 가까운 지역 위주나 아니면 리쇼어링 등이다. 정부가 지금까지는 자유화 시대 들어서 시장에 의존했다면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는 강한 정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민 연구위원은 "일단 뉴딜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는데 경제가 어려울 때 일자리 창출을 위해 SOC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단발적인 소득지원뿐 아니라 고용안정성, 특히 소득안정성 부분이 중시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뉴딜이 됐든, SOC가 됐든 일단 빨리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교수도 "지금까지 발표된 다양한 정책들을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한두 달 하고 끝날 일이 아니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고 이왕 재정을 지출한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효과가 큰 분야에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여행, 관광 업종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업황이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며 제조업 역시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특히 포스트 코로나로 부각될 비대면 및 디지털 산업을 집중 육성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면 기존 산업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