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위기로 은행 기업대출 증가세가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 모두 역대최대 증가폭을 이어갔다. 반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석 달 만에 둔화했다.
가계대출은 당분간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기업수요와 정부 지원정책이 겹치면서 예년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부문별로는 대기업이 11조2000억 원, 중소기업이 16조6000억 원, 개인사업자가 10조8000억 원씩 늘었다. 역시 각각 지난달(10조7000억 원, 8조 원, 3조8000억 원)에 이어 두 달째 사상 최대 증가세다.
이는 매출감소 등에 따라 운전자금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유동성 확보,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해 은행 대출로 눈을 돌린 데다, 정부와 은행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정책금융기관들은 자금 지원에 나섰고,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기업은행은 초저금리대출을, 시중은행은 이차보전대출을 실시했다.
반면,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4조9000억 원 증가한 915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4조5000억 원) 대비 증가폭이 큰 것이지만,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직전월(+9조6000억 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 원 늘었다. 다만, 2월 7조8000억 원 증가 이후 두 달 연속 증가폭이 둔화했다.
코로나19로 고가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데다, 전세자금대출 선수요 효과 완화, 입주물량 축소, 작년 말 12·16 대책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3월 서울과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4000호와 1만6000호로 직전월(각각 8000호, 3만2000호) 보다 줄었다. 서울 전세거래량도 2월 1만3000호에서 3월 8000호로 감소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증가액도 3월 3조 원에서 4월 2조5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아울러 제2 안심전환대출인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비은행 대환분이 전월 80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1월 6000억 원 감소 이후 석 달 만에 축소세다. 소비위축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 축소와 직전월 빚내 주식투자에 나선 소위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일시적 증가요인이 약화한 때문이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가계대출은 크게 확대되긴 어려울 것 같다. 코로나19로 매매거래가 늘기 어렵고, 대출규제도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기업대출은 수요도 있을 것 같고, 지원도 이뤄지고 있어 예년에 비해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